여름특수 5월, 가을특수 8월… 빨라진 ‘계절 대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9일 03시 00분


패션-유통업계 “여름 장사 끝… 가을-겨울 장사 준비”

변화무쌍한 날씨 탓에 유통업계의 전통적인 ‘계절 특수(特需)’ 시점이 빨라지고 있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올 5월에 여름특수가 반짝했다면 입추(8월 7일) 이후 선선해진 날씨 덕에 8월에 가을특수가 찾아온 것이다.

특히 올해 추석은 내달 8일로 1976년 이후 38년 만에 가장 빨라 주요 백화점, 대형마트, 패션업체들은 발 빠르게 가을겨울 준비에 들어갔다. 아직 여름 휴가철이 끝나지 않았지만 사실상 ‘여름장사’는 끝났다고 보고 가을겨울 장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달 1∼16일 가을 침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고 18일 밝혔다. 열대야가 사라지면서 이불 커버와 이불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6.5%, 49.6% 늘어났다. 여름옷에 덧입을 수 있는 스웨터는 16.4%, 카디건은 22.5% 더 잘 팔렸다. 따뜻한 물에 타먹는 분말·액상차 매출은 35.6% 뛰었다.

반면 지난해에는 이맘때 잘 팔리던 튜브 등 물놀이용품 매출이 올해에는 20.3% 줄어들었다. 물놀이용품은 5월에 매출이 54.7% 뛰어오르더니 6월부터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줄어왔다. 제습기도 5월에만 반짝 팔리다 6, 7월에는 전년 대비 30∼40% 매출이 감소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올여름 판매에 대비해 제습기 200만 대를 생산했는데 실제 판매량은 120만 대 수준으로 추정돼 재고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변화에 민감한 패션업체들은 이미 지난달부터 가을 및 겨울 상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가을이 점점 짧아지는 것을 감안해 벌써부터 겨울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고급 패딩 브랜드 ‘몽클레어’는 6월 말부터 매장에 겨울 신제품을 내놓았다. ‘몽클레어’를 수입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인기 제품은 수입물량의 60%가 팔린 상태다. 지난해 6개 매장에서 올해에는 9개 이상으로 매장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스포츠는 내달 14일까지 패딩 신상품을 사면 20% 할인해 주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아웃도어업체들은 1년 중 가장 중요한 패딩 장사를 위해 신제품을 겨울에 앞서 미리 내놓고 소비자 기호를 파악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예상보다 날씨가 춥지 않아 남은 재고 패딩을 처분하기 위한 할인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백화점들도 지난해 인기를 얻은 ‘캐나다구스’와 ‘몽클레어’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이는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를 늘리면서 발 빠르게 가을겨울 제품 판매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에 노비스 등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 매장을 10개 이상으로 확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파라점퍼스’ ‘노비스’ ‘몬테꼬레’ ‘피레넥스’ 패딩 브랜드 매장을 새로 열고 내년 1월까지 팝업스토어(임시매장) 형태로 매장을 운영한다.

신세계는 가을맞이 눈 화장을 해주는 이색 행사를 열기도 했다. 최영완 신세계백화점 화장품 바이어는 “여름에는 여성 소비자들이 선글라스를 쓰느라 눈 화장에 관심이 없지만 가을이 되면 아이섀도와 같은 눈 화장 제품이 인기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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