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전자 사장 ‘컨버전스 실험’
‘냉장고+정수기’제품 月 2000대 날개… ‘김치냉장고+일반냉장고’도 큰 반향
공간절약-전기료 절감이 인기비결
‘서로 합칠 수 있는 건 다 합쳐라.’
정수기와 냉장고, 김치냉장고와 일반 냉장고, 세탁기 기술과 청소기 등 서로 용도가 다른 전자제품을 융복합시키는 조성진 LG전자 사장(사진)의 ‘컨버전스 실험’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좁은 집에서도 공간 걱정 없이 쓸 수 있고 전기료 부담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시장에서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LG전자에서 ‘세탁기 박사’로 불리던 조 사장이 생활가전을 총괄하는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장으로 취임한 뒤 지난해 8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내놓은 대형가전은 ‘얼음정수기 냉장고’다. 얼음정수기와 냉장고를 결합한 제품으로, 단순히 물이 나오는 디스펜서가 아니라 실제 정수기를 냉장고 안에 담은 것이 특징이다. 안심정수필터와 스테인리스 저수조를 갖췄고 신청하는 고객에겐 헬스케어 매니저가 두 달에 한 번 방문해 필터를 교체해주는 등 서비스를 더해 현재까지 월 2000대 이상씩 팔리고 있다.
조 사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HA사업본부 내 정수기 조직을 아예 냉장고 사업담당으로 통합시켰다. 얼음정수기 냉장고 후속 제품의 출시를 앞당기기 위한 조치였다. 그 결과 올해 3월 신혼부부들을 위해 용량을 줄인 두 번째 제품이, 올해 6월에는 상냉장 하냉동 타입의 프리미엄 제품이 출시됐다.
얼음정수기와 냉장고를 합친 ‘얼음정수기 냉장고’(왼쪽)와 김치냉장고와 일반 냉장고를 결합한 ‘프리스타일 냉장고’. LG전자 제공조 사장은 “지난해 얼음정수기 냉장고를 선보이자마자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오는 것을 보고 곧바로 후속 제품 준비를 지시했다”며 “이 시대가 요구하는 컨버전스형 제품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최근 20, 30평형대 소형 아파트의 보급이 늘고 이사를 자주 다닐 수밖에 없는 ‘전세시대’가 열리면서 사람들이 가전제품 개수가 늘어나는 데 민감하다는 것이다.
LG전자가 얼음정수기 냉장고에 이어 내놓은 두 번째 융복합 작품은 ‘프리스타일 냉장고’다. 김치냉장고와 일반 냉장고를 합친 제품으로 5월 판매 개시 이후 6월 한 달간 1000대 판매를 기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원래 LG 베스트샵 등 전문채널 중심으로 판매해왔는데 월 1000대 수준의 판매가 이어져 이달부터 복합 유통 매장에도 납품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에서도 컨버전스에 도전했다. 청소기가 세탁기처럼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이라는 점에 착안해 지난해 말 청소기 조직을 세탁기 사업 담당 산하로 통합했다. 첫 성과물이 최근 출시된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 핸디형과 스틱형 청소기를 결합한 ‘투인원’ 형태로 LG화학과의 협업을 통해 최대 70분간 연속 사용이 가능한 배터리를 탑재했다. 자신이 직접 약 1년간 집에서 시제품을 써보며 단점을 개선한 제품이기도 하다.
빌트인 형태의 신축 아파트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일반 가전과 빌트인 가전 간의 결합도 시도 중이다. 최근 선보인 ‘세미빌트인 패키지’는 냉장고와 광파오븐, 식기세척기 제품 크기를 주방가구에 맞춰 빌트인처럼 쓸 수도 있고 일반 단독 제품으로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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