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주)신태양건설, 건축에 영감 준 ‘詩心’… 19년 흑자 행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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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호 회장
박상호 회장
“시(詩)와 건축은 다른 듯 서로 닮아 있습니다. 아름다움을 간직한 미학뿐 아니라 자체에 철학과 감성, 시대상까지 두루 끄집어내니까요.”

부산에는 ‘글 바람’ 난 사업가가 있다. 열혈 최고경영자(CEO)이자 시인으로, 그리고 사회사업가로…. 자신에게 주어진 하나의 생에서 세 가지 삶을 사는 박상호 ㈜신태양건설(www.stycons.com) 회장(60)이다.

부산 이기대 해안길에 서 있는 ‘시비(詩碑)’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이기대(二妓臺)에서’라는 제목이 붙은 이 비석은 부산 시인협회가 박 회장이 지은 시를 2010년 새겨 넣은 것이다.

‘시인 CEO’라는 직함처럼 박 회장이 시공한 주요 건물은 부산에서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해운대 동백섬 누리마루가 대표적이다. ‘2011 부산다운 건축상’ 대상 작품으로 뽑힌 부산 사하구 다대동 아미산 전망대도 박 회장의 작품이다.

1995년에 설립한 ㈜신태양건설은 부산에서 잔뼈가 굵은 우량 건설회사다. 지역 건설사로는 드물게 무(無)차입 경영과 함께 설립 이듬해부터 20년 가까이 흑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건설사 신용평가에서는 ‘AO’ 등급을 받았다. 재무구조가 탄탄하면 성실시공을 할 수 있고, 이는 곧 소비자 신뢰로 이어진다.

모양새에 치중하는 주택이 넘쳐나는 시대에 ㈜신태양건설은 인간과 환경, 기술의 조화를 중시하며 가장 실용적인 주거공간을 선보인다. 부산 북구 화명동에 시공한 주상복합주택 ‘레지던스 엘가’에는 이런 고민의 흔적들이 묻어난다. 이 특별한 도시형 생활주택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입면을 자랑한다. 알파벳 ‘엘(L)’자와 집 ‘가(家)’를 합친 이른바 ‘L자형 집’이다. 똑같이 주어진 사각의 공간에 주거 공간을 L자 모양으로 배치한 뒤 남은 공간은 마당(테라스)으로 처리한 파격이 돋보인다.

문학과 건축이 엉켜 있는 철학으로 통념을 깨는 작업에 몰두해온 박 회장은 사회에 대한 따뜻한 시선도 놓지 않는다. 2010년 부산에서 세번째로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그는 저소득층과 교육기관 등에 지금까지 기부한 액수만 20억 원이 넘는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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