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이건호 ‘우울한 취임 1주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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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고 속출… 전산시스템 집안싸움, 별도 행사 없이 징계 소명준비에 집중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12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이건호 국민은행장도 19일로 임기 1년을 채운다. 정상대로라면 임기 첫해 성과를 되돌아보고 남은 임기 2년간 KB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구상해야 할 때이지만 두 사람이 처한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각종 금융사고와 집안싸움으로 악재가 겹쳐 본인들의 거취마저 불투명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KB금융 관계자는 13일 “임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최근의 불미스러운 일들 때문에 안타까움 속에 1주년을 맞이하고 있다”며 “지주 안팎의 사정상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히 보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행장 역시 언론사 초청 간담회 등 별도의 일정을 잡지 않고 금융당국 징계에 대한 소명 준비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임 회장과 이 행장이 취임한 이후 KB금융 주변에서는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국민은행 직원들이 국민주택채권을 위조해 100억 원이 넘는 돈을 횡령한 사건, 도쿄지점의 수천억 원대 부당대출 사건, KB국민카드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은행 직원이 1조 원 규모의 허위 서류를 발부한 사건…. 급기야 올해 5월에는 은행 전산시스템의 교체 여부를 놓고 이 행장과 은행 사외이사들 간의 갈등이 격화되며 내부통제에 심각한 구멍을 드러냈다.

물론 성과도 있었다. KB금융은 우리파이낸셜을 인수해 올해 3월 KB캐피탈로 편입했고 지난달에는 LIG손해보험 인수에도 성공했다. 그룹의 취약점으로 꼽혀온 비(非)은행 부문을 강화해 사업 다각화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이 행장도 취임 직후 경영철학으로 내건 ‘스토리가 있는 금융’이 어느 정도 금융권에서 공감을 얻으며 안착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조만간 임 회장과 이 행장에 대한 중징계를 확정하면 이들은 조직 장악력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취임 1년 만에 거취 불안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건호 국민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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