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투자는 심리게임, 흔들리지 않아야 이겨

맞춤 재테크｜펀드, 저는 왜 항상 손해만 볼까요

《 Q: 45세 공무원입니다. 펀드투자 생각만 하면 속이 쓰립니다. 주변에 펀드에 투자해 이익을 본 사람이 많은데 저는 왜 항상 손해만 볼까요. 제가 혼자 판단한 것도 아니고 금융회사 직원의 추천을 받아 투자했는데도 수익률이 모조리 마이너스입니다. 그렇다고 은행 정기예금에 돈을 넣어 두자니 금리가 너무 낮습니다. 일정 금액은 펀드에 투자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

경제의 큰흐름·전문가 보는 안목도 키워야

송재원 신한PWM여의도센터 PB팀장

A: 첫째, 투자는 심리게임입니다. 많은 이들이 펀드에 투자할 때 지인이 어디에 투자해서 얼마를 벌었다는 말만 듣고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시기심과 부러움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투자자는 ‘꼭지’를 잡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때부터 고통스러운 인내의 시간이 시작되는 거죠.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파하는 시기심에 다수를 쫓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마음이 겹치면서 관심도 없던 펀드에 눈이 가는 겁니다. 그리고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아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 같다는 근거 없는 믿음이 생기면서 시장이 과열됐을 때에도 불나방처럼 뛰어들게 되는 겁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투자패턴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는 겁니다. 역사로부터 배운 교훈은 그때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곧 잊어버리고 맙니다. 투자는 결국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사람, 즉 일반 대중과 다른 길을 걸을 용기가 있는 사람만이 승자가 되는 냉혹한 게임입니다.

둘째,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상세한 내용은 모르더라도 경제의 큰 흐름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금융회사에서 투자상품에 가입할 때 경제의 큰 흐름에 맞는지, 판매직원이 금융사 이익을 위해 추천하는 건 아닌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나 스마트폰을 살 때는 인터넷을 뒤지고,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 비교하고, 며칠씩 고민한 끝에 구매를 결정합니다.

하지만 펀드에 가입할 때는 지인이나 판매직원의 말만 듣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액으로나 경제적 측면으로나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는 투자 결정을 판매직원의 말만 듣고 쉽게 하다 보니 나중에 실패해도 배우는 게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셋째, ‘진짜 전문가’를 볼 줄 아는 안목을 키워야 합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후계자의 요건으로 “심각한 위험을 회피하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하고, 독립적인 생각과 안정적인 감정,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습니다. 진정한 전문가를 고를 때 참고할 만한 기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선 피해야 할 전문가는 최근 인기상품이라며 한두 가지 상품만 집중적으로 권하는 사람입니다. 그 상품에 투자해야 하는 명쾌한 논리나 시장 전망 없이 권유한다면 다른 목적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비슷한 유형의 상품이 있는데도 강하게 특정 상품 투자를 추천하고, 레버리지(차입)를 높인 상품이 수익률이 좋다며 권하는 경우도 무조건 피해야 합니다. 경험상 진짜 전문가는 시장전망이 아무리 좋더라도 나중에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강하게 추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전문가를 선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우선 자격증이 있는지 보십시오. 자격증이 있다고 반드시 좋은 전문가는 아니지만 필수적인 지식은 갖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나 증권운용전문인력 자격증 등을 보유하고 있다면 기본적인 능력은 갖췄다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 제안을 할 때 상품이 아니라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지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좋은 전문가는 단순히 상품만 제시하지 않고 고객 성향이나 목표수익률, 위험감내 수준 등을 고려해 전체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안합니다.

마지막으로 전문가에게 인문학적 소양이 있는지 따져보십시오. 역사나 고전을 알고 있다면 시장에 대한 통찰력과 독립적인 사고능력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펀드 투자에 성공하려면 투자자가 심리적 자제 능력, 경제에 대한 관심, 진정한 전문가를 알아보는 눈이란 삼박자를 갖춰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송재원 신한PWM여의도센터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