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영업점 30% 축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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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은행 실적악화에 구조조정… 한국SC도 부서 줄이고 인력 감축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외국계 은행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매섭게 불고 있다.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잇달아 명예퇴직으로 인력 감축에 들어갔으며 앞으로 영업점의 25∼30%를 축소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한국씨티은행은 현재 전국 190개 지점 가운데 30%에 가까운 56개 점포를 통폐합한다고 8일 밝혔다. 영업지역도 서울과 부산·대구·대전·인천·광주 등 전국 6개 주요 대도시로 축소하고 수익성이 보장되는 부유층 고객 대상의 영업에 집중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뱅킹이 발달한 한국 시장은 거래의 90% 이상이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채널에서 발생한다”며 “저수익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점망을 개선해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 초까지 전국 28개 지점을 통폐합한 바 있다.

대규모 지점 통폐합과 영업구역 축소가 이뤄지면 인력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은 2012년 명예퇴직으로 199명을 내보냈으며 올해 다시 희망퇴직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 안팎에서는 600명 이상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씨티은행의 순이익은 2010년 3156억 원에서 지난해 2191억 원으로 줄었다. 흑자 규모가 줄면서 씨티은행이 한국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측은 이날 “한국은 씨티그룹 내에서 전 세계 세 번째로 큰 지점망을 갖춘 중요한 시장”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SC은행도 지난해 순이익이 1169억 원으로 전년(1949억 원)보다 40.0%나 급감했다. 이에 따라 SC은행은 지난해 말 명예퇴직으로 직원 200명을 내보냈다. 현재 전국 343개 지점의 25%를 차지하는 100여 개의 지점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계획 중이다. 지점뿐 아니라 본부 조직도 기존 47개 부서를 약 30개로 감축하며 조직 슬림화에 나섰으며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 매각도 진행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두 은행이 국내 시장에서 부동산 금융과 고금리 가계대출에 치중하면서 초라한 성적을 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이 지나치게 가계여신에 치중해 왔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계의 균형을 맞춰 여신 포트폴리오를 가져왔더라면 가계부문이 타격을 입더라도 기업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한국씨티은행#한국SC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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