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구석구석 엄마 마음 담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5일 03시 00분


영유아 안전사고 예방 ‘착한 인테리어’

포스코건설이 최근 신규 분양 아파트에 접목하는 베이비 욕조. 욕조 한쪽에 아이를 앉힐 수 있게 설계했다(위쪽 사진). 위례신도시 ‘엠코타운 센트로엘’은 아파트 내부 가구 및 벽체 모서리를 둥그렇게 마감해 사고 위험을 낮췄다. 각 업체 제공
포스코건설이 최근 신규 분양 아파트에 접목하는 베이비 욕조. 욕조 한쪽에 아이를 앉힐 수 있게 설계했다(위쪽 사진). 위례신도시 ‘엠코타운 센트로엘’은 아파트 내부 가구 및 벽체 모서리를 둥그렇게 마감해 사고 위험을 낮췄다. 각 업체 제공
네 살배기 쌍둥이 아들을 둔 주부 이미진 씨(34)는 아이들을 욕조에 넣고 씻길 때마다 불안하다. 최근 욕조에 넣으려고 아이를 높이 들어올리다 미끄러져 자칫하면 타일 바닥에 아이를 떨어뜨릴 뻔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개구쟁이들이라 목욕을 시킬 때나 집 안에서 뛰어다닐 때 사고라도 날까 봐 늘 노심초사한다”고 말했다.

부모들의 이런 불안을 잡기 위해 건설업계가 아파트 내부에 ‘착한 인테리어’를 접목하고 나섰다. 어린이 사고 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가정 내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신규 분양 아파트에 다양한 안전장치를 보강한 것이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실수요자 위주의 주택 시장에서 주택 선택권을 쥐고 있는 주부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 키 낮춘 욕조


물기가 많은 욕실은 가정에서 아이들의 안전사고가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힌다. 이에 맞춰 어린이 욕조를 특화해 설계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이달 중순 서울 성북구 돈암동 일대에서 분양하는 ‘돈암 코오롱하늘채’는 1층 가구 공용욕실을 매립식으로 설계해 욕조 자체의 높이를 기존 높이(50∼55cm)보다 절반 이상 낮은 약 20cm로 낮췄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1층은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 거주하는 사례가 많아 1층 가구 전체의 욕조 높이를 낮췄다”며 “낮은 욕조 덕에 어린 자녀들을 씻기기 편해지고 다칠 위험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돈암 코오롱하늘채는 지하 4층, 지상 16층 10개동 규모에 전용 59m², 84m², 113m² 총 629채로 구성된다.

1년 전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신도시에서 분양한 ‘송도 더샵 마스터뷰’는 일반 욕조에 아이를 앉힐 수 있는 베이비 욕조를 접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아이와 부모가 서로 마주보고 앉아 목욕을 할 수 있게 한 디자인으로 포스코건설은 2011년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서 분양한 ‘서울숲더샵’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한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에서부터 베이비 욕조를 채택해왔다.

현대건설이 이달 중순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분양하는 ‘목동 힐스테이트’는 욕실 배수구에 특히 신경을 썼다. 아이들이 장난삼아 손가락을 넣다 베이기 쉬운 스테인리스 소재 배수구를 바닥 타일 색상과 유사한 인조 대리석으로 만든 것이다. 아이들이 좀 더 즐겁게 목욕을 즐길 수 있도록 방수 기능이 있는 10인치짜리 욕실 전용 TV도 설치했다. 이 아파트는 지하 2층, 지상 22층 15개동에 총 1081채 규모로 전용 59∼155m²로 구성되며 조합원분을 제외한 426채가 일반 분양될 예정이다. 또 현대엠코가 위례신도시에 공급하는 ‘엠코타운 센트로엘’은 욕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기능의 타일을 시공했다.

○ 가구 모서리 둥글게 둥글게

14일 경남기업이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하는 ‘동탄2신도시 경남아너스빌’은 내부 가구 모서리 상당수를 거의 둥글게 처리했다. 아이들의 눈, 몸 등이 가구 모서리에 찔리지 않게 한 배려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84m², 총 344채로 구성된다.

한편 위례신도시 ‘엠코타운 센트로엘’은 주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주방 싱크대에 잠금 장치를 설치했다. ‘주방 싱크대 키즈 록’으로 칼꽂이가 있는 싱크대 문을 아이들이 쉽게 열지 못하게 한 잠금장치다. 서대우 현대엠코 이사는 “아이가 귀한 시대이다 보니 건설사별로 영유아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아파트#영유아 안전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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