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5년만에 다시 AB인베브 품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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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억달러에 사모펀드 KKR에 넘긴 지분, 58억달러에 재인수 확정

오비맥주의 옛 주인인 벨기에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다시 인수하기로 했다.

20일 오비맥주에 따르면 AB인베브는 오비맥주의 지분을 50%씩 가진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58억 달러(약 6조1480억 원)를 주고 지분 전량을 재인수하는 데 합의했다. AB인베브는 버드와이저, 코로나, 호가든과 같은 브랜드를 가진 세계 1위의 맥주 회사로 2012년 연 매출이 398억 달러(약 42조1880억 원)에 이른다.

AB인베브는 1998년 두산그룹으로부터 오비맥주를 인수했다가 2009년 지분 전체를 18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2조3000억 원)에 사모펀드 KKR에 넘긴 바 있다. AB인베브는 매각 당시 5년 내에 약정 금액에 되살 수 있는 조건을 걸어 오비맥주를 재인수하기로 한 바 있다. AB인베브 측은 “당시 안호이저부시와 인베브의 합병 이후 차입 금액을 줄이기 위해 오비맥주 매각을 결정했던 것”이라며 “5년 전 부여된 재인수 권리 행사 시점(2014년 7월)보다 6개월여 앞당겨 인수를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B인베브는 이번 재인수로 한국을 거점으로 한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오비맥주는 AB인베브 브랜드의 맥주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해 유통하는 등 사업 협력을 강화해 왔다. AB인베브는 카스, OB골든라거, 카프리 등 오비맥주의 브랜드 성장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AB인베브는 재인수 배경으로 한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꼽았다. 회사 측은 “한국 시장은 경제 규모가 큰 선진국이면서도 매년 맥주 시장이 2%씩 견고하게 성장해 왔다. 프리미엄 맥주 시장은 매년 약 10% 성장했다”며 “2012년부터 2022년까지도 약 13%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재인수 후에도 경영은 현재 대표이사인 장인수 사장이 지속적으로 맡게 된다. 한국 본사와 사명도 그대로 유지된다.

한편 AB인베브는 2009년 매각 당시 “5년 뒤 재인수할 때 그간 발생한 기업가치 상승분을 양측이 나눠 갖는다”는 내용의 언 아웃(earn-out) 조항에 따라 3억2000만 달러의 현금을 KKR 측으로부터 받게 된다.

이를 감안해도 이번 매각 성사로 KKR 등 현재 오비맥주의 주주들이 남길 차액은 약 37억 달러(약 3조922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오비맥주#AB인베브#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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