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원화 강세의 영향으로 생산자물가가 역대 최장기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3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 대비 0.4% 떨어졌다. 2012년 10월 0.5% 하락한 이후 전년 동월 대비 15개월 연속 내림세다. 이는 2001년 7월∼2002년 8월(14개월)보다 긴 것으로 1965년 통계작성 이후 최장기간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2012년에 비해 1.6% 하락했다. 연간 하락폭도 1998년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2.1%) 이후 가장 컸다.
생산자물가가 떨어지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우선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데다 환율이 하락(원화가치는 상승)하면서 수입물가가 싸졌다. 경기 침체로 제품 수요가 줄어든 것도 생산자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이처럼 저성장·저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한국 경제도 선진국들처럼 디플레이션에 빠질 우려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각국 중앙은행은 경기 회복세가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하고 디플레이션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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