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家電 ‘온고지신’ 열풍… 최신 기술에 옛 지혜를 더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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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름돌 김치냉장고… 참숯 청정기… 맷돌방식 원액기

온고지신(溫故知新).

선조들로부터 이어져 온 생활 속 지혜가 적용된 가전제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김치냉장고에서 주스 원액기 같은 소형 주방가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온고지신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 김치냉장고 ‘지펠아삭 M9000’의 ‘김치누름이’.
삼성 김치냉장고 ‘지펠아삭 M9000’의 ‘김치누름이’.
삼성전자 김치냉장고 ‘지펠아삭 M9000’은 김치냉장고가 없던 시절 김치 위에 누름돌을 얹어 국물에 잠기게 해놓던 것을 응용한 ‘아삭 누름이’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지펠아삭 김치통에 딱 맞는 전용 누름틀로 김치가 공기에 접촉하지 않게 하기 위해 누름돌을 이용한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삼성전자 측은 “김치에 양념과 국물이 잘 배게 하고 숙성 중 몸에 좋은 유산균을 늘려 아삭한 김치 맛을 살려준다”며 “아삭 누름이는 주변에서 쉽게 구해 사용하는 돌멩이보다 위생적이며 국물이나 냄새가 배지 않아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숯의 탈취 효과를 이용한 에어컨과 공기청정기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에어컨 Q9000’, 공기청정기, 청소기 등에 활성탄 탈취필터를 이용해 집안의 음식냄새, 새집 냄새, 화장실 냄새 등 각종 악취를 제거하고 있다. 위니아만도도 김치냉장고 딤채 고객에게 참숯 성분을 넣어 탈취와 정화 기능을 갖춘 ‘투명 참숯 이지(Ez) 용기’를 제공한다.

LG전자 가습공기청정기 LA-U100DW.
LG전자 가습공기청정기 LA-U100DW.
LG전자는 3월 자연기화 방식을 이용한 ‘자연가습 청정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예전에 겨울철 가습효과를 위해 실내에 빨래를 널어두던 것과 같은 원리를 이용했다. 기존 초음파식 청정기는 수분 입자가 눈에 보일 정도로 크고 무거워 가습의 범위가 제한적이었다면 자연기화 방식은 제품 주변뿐 아니라 멀리까지 가습 효과를 낼 수 있다. 삼성전자, 위니아만도, 벤타 등 국내외 주요 업체들도 자연기화 방식을 적용한 청정기를 내놓고 있다.

자연기화 방식의 청정기는 살균제를 쓰지 않고 정기적으로 물만 갈아주면 되기 때문에 아기가 있는 주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가습 필터가 섬유 형태로 만들어져 손수건 빨듯이 세탁하면 돼 관리하기도 편하다.

주스 원액기 전문기업 휴롬은 맷돌에서 착안한 저속착즙 방식 원액기로 인기를 얻고 있다. 보통 맷돌을 사용해 콩 등을 갈면 열이 덜 발생해 식품의 영양소 파괴가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휴롬 주스 원액기.
휴롬 주스 원액기.
주서기나 믹서기가 빠르게 회전하는 칼날로 원재료를 갈아서 즙을 내는 방식이라면 휴롬 원액기는 갈지 않고 지그시 눌러 짜는 방식으로 즙을 낸다. 원재료가 가진 자연의 맛과 향, 천연의 색상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다고 휴롬 측은 설명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김치냉장고나 가습기가 없던 시절에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김치의 맛을 내고 집안의 습도를 유지했던 조상들의 지혜가 첨단 기술과 더해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누름돌 김치냉장고#참숯 청정기#맷돌방식 원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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