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만들면 세계 최고” 프리미엄 이미지 만들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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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무역 5대 강국을 향해]<下>대기업이 끌고 中企가 밀고… 고품질 수출이 살길

지난달 29일 경기 부천시 오정구 삼정동 우성엠엔피 공장. LG전자 스마트폰의 케이스를 만드는 이 중소기업의 생산라인은 바쁘게 움직이는 근로자들의 열기로 후끈거렸다. 컨베이어 벨트는 사출성형기 옆 상자에 10초마다 휴대전화 케이스를 하나씩 쌓았다. 바로 옆 검사실에서는 직원 3명이 제품 크기와 기능에 이상이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2001년 LG전자와 거래를 시작한 우성엠엔피는 2011년 자금 및 기술을 지원받으며 ‘성장의 사다리’에 올라탔다. LG전자는 이 회사가 휴대전화 케이스 코팅장비를 구입하고 신규 생산라인을 설치하는 데 필요한 자금 45억 원을 지원했다. 또 공장 혁신 전문가 2명도 파견해 우성엠엔피에 상주하도록 했다.

지원 효과는 컸다. 2011년 말 신규 라인을 가동한 뒤 생산성은 약 30% 높아졌다. 납품에 걸리는 시간은 6일에서 3일로 줄었고, 불량품도 30% 이상 감소했다. 2001년 300억 원이던 우성엠엔피의 매출은 지난해 1170억 원으로 늘었다.

부진을 겪던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도 품질 향상을 토대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G2’는 최근 미국 소비자전문지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한 ‘올해의 전자제품 10종’에 이름을 올렸다. 윤중걸 LG전자 협력회사육성팀 부장은 “좋은 품질의 부품을 빨리 납품받게 돼 제품을 시장에 제때 공급하고 수출 확대에도 기여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 수출 확대의 첫걸음은 품질 향상

한국 제품의 품질은 세계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다. 동아일보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해 50만 달러어치 이상을 수출한 국내 기업 965곳과 무역협회 온라인 마케팅서비스를 이용하는 해외 바이어 241곳을 대상으로 한국 제품에 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과 해외 바이어들은 모두 한국 제품의 가장 큰 강점으로 ‘품질’을 꼽았다. 한국 제품에서 떠올리는 이미지 역시 ‘높은 품질’이라고 한 곳이 국내 기업 35.9%, 해외 바이어 40.6%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국내 수출기업과 해외 바이어 간의 인식에는 괴리도 있었다. 국내 기업들은 한국 제품에 대한 만족도를 5점 만점에 평균 4.2점으로 평가했지만 바이어들은 3.7점을 주는 데 그쳤다. 특히 바이어의 32.4%는 한국 제품의 가장 큰 약점으로 ‘높은 가격’을 꼽았다. 한국 제품의 경쟁력에 대해 국내 기업의 42.9%가 ‘강해지고 있다’고 평가한 것과는 달리 해외 바이어의 74.6%는 ‘과거보다 약해지고 있다’고 답했다.

심혜정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한국 상품은 ‘싸구려’ 이미지를 벗고 우수한 품질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성공했지만 외국 바이어는 아직 ‘품질에 비해 비싸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선진국의 고급 브랜드에 밀리지 않을 정도의 품질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 “한국 이미지 개선해 제품도 프리미엄으로”

한국 주요 대기업 제품의 품질은 세계 최상위권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중소기업 제품까지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판매액 가운데 수출 비중은 13.2%(2011년 기준)에 불과하다. 수출 중소기업 중 절반 이상은 연간 수출액이 10만 달러 미만에 머물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대기업 임원 출신 경영자문단을 꾸려 중소기업을 찾아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는 것도 수출 확대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다. 양금승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최근에는 단순한 노하우 전수를 넘어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자사의 특허를 쓸 수 있게 하는 등의 적극적인 협력도 많다”며 “수출을 늘리고 중소기업도 성장하는 ‘윈윈’인 셈”이라고 말했다.

무역협회도 해외마케팅 전문위원 제도를 운영해 내수 중심 중소기업들이 수출 길을 열도록 지원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한 수출 확대도 무역 5대 강국으로 가기 위한 한 방안이다.

경제계는 실질적 지원 못지않게 이미지 상승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최근 정부에 ‘Made in Korea’ 대신에 제품 기획 및 생산 주체를 강조하는 ‘Korean Made’를 쓰자는 의견을 전달한 것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오영호 KOTRA 사장은 “한국 제품이라는 이유만으로 낮은 평가를 받던 때는 이제 지났지만 아직도 일부 지역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이미지가 남아있다”며 “이를 뛰어넘는 ‘코리아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해야 무역 강국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 부천=정지영 기자
#무역 강국#대기업#중소기업#한국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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