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새마을운동 LTE 속도로 퍼질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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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 회장 기자간담회
자신의 배임 혐의에 대해선 “사실과 달라… 나는 당당하다”

29일 오후 이석채 KT 회장이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 2013(TAS 2013)’에 참석한 후 인터뷰를 갖고 자신을 둘러싼 거취 논란과 함께 아프리카 투자의 의미를 설명했다. 키갈리=사진공동취재단
29일 오후 이석채 KT 회장이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 2013(TAS 2013)’에 참석한 후 인터뷰를 갖고 자신을 둘러싼 거취 논란과 함께 아프리카 투자의 의미를 설명했다. 키갈리=사진공동취재단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 2013(TAS 2013)’ 참석을 위해 르완다를 방문한 이석채 KT 회장이 29일(현지 시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아프리카 방문의 성과를 소개하는 한편 최근 검찰 수사 등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27일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 도착한 이 회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KT가 1500억 원을 투자해 르완다에 구축하는 롱텀에볼루션(LTE)망 사업을 점검하고 회의에 참석한 12개국 정보통신기술(ICT) 책임자를 만나 ‘르완다 모델’을 주변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 회장은 “이번 행사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초고속인터넷을 활용해 국가 시스템을 바꾸려는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아프리카 국가들이 ICT 산업을 지렛대로 도약한 한국의 사례를 연구해온 탓인지 협력 요청이 쇄도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이 한 개막식 기조연설의 하이라이트는 KT가 구축 중인 르완다 4세대(4G) LTE망과 아프리카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3세대(3G) 통신망의 속도를 비교한 것이었다. LTE망이 평균 초당 90Mb(메가비트)의 속도를 내고 3G망이 초당 0.4Mb에 그치자 장내에는 탄사가 터져 나왔다.

이 순간을 떠올리면서 이 회장은 “겉으론 태연한 척했지만 속으론 무척 초조했다”고 고백했다. “국내에서처럼 초당 100Mb 이상 속도가 나왔더라면 좋았겠지만 기존 망보다 200배 이상 빠른 속도가 나온 순간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의 뿌듯한 표정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르완다가 아직은 작고 낯선 시장이지만 탄탄한 ICT 인프라와 정부 혁신을 바탕으로 동아프리카 경제권의 허브로 변하고 있다”며 “우리가 반드시 투자해야 할 나라이며 ‘블루 오션’ 아프리카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대한민국의 성공 원동력이 된 새마을운동을 아프리카 버전의 ‘ICT 새마을운동’으로 확산시킨다는 비전도 밝혔다.

이 회장은 자신의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장래성 있는 벤처기업을 인수해 성공적인 인수합병(M&A)으로 평가받은 경영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목에 대해선 “여기서 얘기할 주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KT는 이제 투명하고 시스템이 작동하는 회사가 됐으며 (나는) 언제나 당당하다”며 “만일 그렇지 않다면 직원들이 이렇게 성실하게 경영진을 믿고 아프리카에서까지 일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자진 사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대학에서 강의하던 시절의 경험담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목 디스크로 고생할 때 의료진이 “더 늦어지면 치명적이다”고 경고했지만 맡은 강의를 끝마쳐야 한다고 설득해 목에 깁스를 한 채 강의를 끝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지금 내가 사심을 앞세울 나이가 아니다”라며 “후배들에게 아프리카 같은 훨씬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욕심 정도는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ICT 분야의 협력 요청을 해온 다른 아프리카 국가 정상과 회담한 뒤 다음 달 1일 이후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키갈리=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KT#이석채#르완다#새마을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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