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사로잡은 쿠쿠… 종합가전사로 키울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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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쇼핑리스트 1위 밥솥… 구본학 쿠쿠전자 사장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쿠쿠전자 서울사무소에서 구본학 쿠쿠전자 사장이 최근 출시한 ‘풀스테인리스 2.0 에코’ 밥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제품은 밥통 내부를 알루미늄이 아니라 스테인리스로 코팅해 잘 벗겨지지 않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쿠쿠전자 제공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쿠쿠전자 서울사무소에서 구본학 쿠쿠전자 사장이 최근 출시한 ‘풀스테인리스 2.0 에코’ 밥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제품은 밥통 내부를 알루미늄이 아니라 스테인리스로 코팅해 잘 벗겨지지 않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쿠쿠전자 제공
“창조경영을 실현하는 문화를 조직에 담고 싶습니다. 애플, 구글처럼 창의적 DNA가 살아 숨쉬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없어도 잘 굴러가도록 회사의 체질 자체를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의 조직문화를 강조하는 사람은 중견 가전업체 쿠쿠전자의 최고경영자(CEO) 구본학 사장(44)이다.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쿠쿠전자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구 사장은 “하드웨어 제품인 가전에 말하기, 다양한 맛으로 요리하기 등 창의적 기능이 더해지지 않으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 필수 아이템

중국 국경절 연휴기간이던 이달 초 일주일간 쿠쿠전자의 밥솥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40% 이상 증가했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앞이나 인천공항에서 쿠쿠전자 로고가 찍힌 박스 여러 개가 쌓여 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한국인이 독일에서 헹켈의 ‘쌍둥이 칼’을 사듯 중국 관광객들의 쇼핑 필수 아이템으로 쿠쿠전자 밥솥이 자리 잡은 것이다.

최근 중국 관련 매출이 크게 오른 것과 관련해 구 사장은 “중국 고객들이 쿠쿠전자의 제품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신호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 흐름을 중국 본토 마케팅에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는 여전히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제품과 쿠쿠전자 밥솥을 비교해 보면 확실히 밥맛이 다르다”며 “중국 중산층 이상 소비자들이 맛의 차이를 알게 되면서 점차 입소문이 퍼진 것 같다”고 풀이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란 점을 부각시켜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한 것도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13년째 밥솥 부문 소비자만족도 1위를 지키는 등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단연 기술력이다. 밥솥 내부 압력이 잘 유지되도록 도와주는 밥솥 뚜껑의 이중모션 패킹, 막힘없이 증기를 배출해 세균은 물론이고 냄새까지 말끔히 배출하는 스팀 배출 기술 등은 쿠쿠전자의 특허 기술이다. 그는 “밥솥 관련 특허만 200개 이상을 보유해 업계 최다 기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당장의 매출보다 고객 피드백 중시”

밥솥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지만 최근에는 정수기 등 다른 생활가전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특히 2010년 시작한 정수기 사업은 최근 누적 판매량이 50만 대를 돌파했다. 아직 1위 코웨이와 격차가 있지만 빠른 시간에 업계 2위권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쿠쿠전자를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을 취급하는 종합 생활가전업체로 키울 것”이라며 “당분간 렌털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쿠전자는 현재 밥솥과 정수기를 비롯해 비데, 제습기, 중탕기, 건조기 등 10여 가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구 사장은 특히 “당장의 매출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피드백”이라며 “얼마의 매출을 달성하는 기업보다는 고객보다 먼저 고객의 불편함을 찾아내는 기업, 고객이 사랑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회계학 석사 학위를 받은 구 사장은 1996년 쿠쿠전자에 합류했다. 부친인 구자신 회장의 뒤를 이어 2006년 사장에 취임했다. 쿠쿠전자의 매출은 1998년 300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 5000억 원으로 늘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쿠쿠전자#중국#구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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