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강국]저급석탄 활용하는 ‘그린콜’ 기술, R&D 집중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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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석탄에게 물었다. 왜 사람들은 너를 공해라고 생각할까? 석탄을 청정에너지로 바꾸다!”(SK이노베이션 광고 ‘그린콜’ 시리즈 중)

“SK이노베이션이 이산화탄소에게 물었다. 왜 너만 보면 지구온난화 얘기일까? 이산화탄소를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바꾸다!”(SK이노베이션 광고 ‘그린폴’ 시리즈 중)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그린콜(Green-Coal)’ 및 ‘그린폴(Green-Pol)’ 편에 등장하는 문구의 일부다. 지난달부터 전파를 타고 있는 이 광고는 녹색에너지 기술로 주목받는 SK이노베이션의 그린콜과 그린폴 기술의 요체를 알기 쉽게 표현하고 있다. 광고 전문사이트 ‘TVCF’도 이 광고를 ‘신선한 CF’ 1위로 선정했다.

그린콜 기술은 비교적 값이 싸지만 공해 문제로 쓰임새가 작은 저급 석탄을 활용한다. ‘석탄 가스화’ 공정을 통해 석탄을 일산화탄소와 수소 등으로 구성된 합성가스로 전환시킨 뒤 불순물을 제거해 합성석유, 합성천연가스, 화학제품 등을 만들어낸다. SK이노베이션은 부존량이 석유의 3배나 되는 저급 석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린콜 기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008년부터 그린콜 기술 개발에 들어가 2, 3년 후면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회사로서는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국내 최고의 연구기관, 기업, 대학을 연계한 연구 네트워크를 형성해 연구개발(R&D)의 효율성을 높였다. SK이노베이션은 2009년 7월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포스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고등기술연구원 등과 ‘청정 석탄에너지 공동 개발을 위한 협력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그린콜 개발 부서를 중심으로 연구시험설비를 운영해 왔다. 현재는 실증설비를 구축하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대량으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플라스틱 원재료인 폴리머 제품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는 핵심기술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08년 10월 아주대와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신기술에 대한 특허이전 및 연구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2011년 8월에는 당시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으로부터 신기술(NET) 인증서도 받았다.

이 기술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회수하고 저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촉매 기술을 이용해 신규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산화탄소로 만든 폴리머를 실생활에 유용한 플라스틱 제품으로 만들면 기존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 사용량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는 탄소 배출권까지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일명 그린폴로 불리는 ‘이산화탄소 플라스틱’은 연소할 때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기 때문에 그을음 등 유해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 화재 발생 시에도 피해를 최소화하고 환경오염 방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친환경적 특성 외에도 투명성, 차단성 등이 뛰어나 건축용 자재, 포장용 필름, 식품 포장재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것으로 SK이노베이션은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상업공정 및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2009년 연구 시험설비인 파일럿 플랜트를 완성했다. 또 2015년 말 상업생산을 목표로 연구개발 및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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