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단 사원부터 시작해 거대 기업을 키운 ‘샐러리맨 오너’ 회사들이 최근 잇따라 좌초된 반면 재벌가(家)가 이끄는 기업은 연일 덩치를 키우며 승승장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기업경영 분석 업체 CEO스코어에 따르면 2007∼2012년 사이 출자총액제한을 받는 그룹을 분석한 결과 범(汎)삼성(삼성·CJ·신세계·한솔), 범현대(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현대·현대백화점·KCC·한라·현대산업개발그룹), 범LG(LG·GS·LS그룹), SK, 롯데, 범효성(효성그룹·한국타이어) 등 6대 기업 가문의 자산 총액이 525조 원에서 1054조 원으로 100.8% 늘어났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34개 그룹의 자산은 4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순이익 증가율도 ‘6대 기업 패밀리’가 크게 높았다. 조사 기간에 6대 기업 가문의 순이익은 37조 원에서 60조 원으로 63.3% 증가한 반면 나머지 그룹은 19조4000억 원에서 5조9700억 원으로 69.2% 줄어들었다. CEO스코어 측은 “지난해의 경우 6대 패밀리에 속하는 18개 그룹이 60조 원을, 나머지 34개 그룹이 모두 합쳐 6조 원의 순이익을 거둔 셈”이라고 설명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출자총액제한을 받는 그룹 중 샐러리맨이 창업한 회사는 박현주 회장의 미래에셋그룹만 남았다”며 “최근 그룹 해체 과정을 밟고 있는 웅진(윤석금) STX(강덕수)뿐만 아니라 대우(김우중), 한보(정태수), 율산(신선호) 등 샐러리맨 신화로 대표되는 기업들은 덩치를 키우기 위해 무리하게 빚을 늘려 경영하다 최악의 상황을 맞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