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전에 아프리카 여행을 꼭…” 은퇴족 수요늘자 여행업계 ‘阿 세일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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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수 작년 대비 3배 가량 늘어

이색 여행을 꿈꾸는 여행자가 늘어나면서 국내 여행업계에서 아프리카가 주목받고 있다. 케냐 서남부의 국립보호구 마사이마라 사파리 현장. 하나투어 제공
이색 여행을 꿈꾸는 여행자가 늘어나면서 국내 여행업계에서 아프리카가 주목받고 있다. 케냐 서남부의 국립보호구 마사이마라 사파리 현장. 하나투어 제공
“은퇴한 부부인데 죽기 전에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을 꼭 함께 해보고 싶습니다. 유럽이나 동남아는 이미 많이 가봐서 별로 흥미가 없어요. TV에서만 보던 아프리카의 야생을 직접 체험해 보는 게 꿈입니다.”

롯데관광에는 요즘 아프리카 여행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하루에 걸려오는 전화가 20여 건이나 된다.

최근 국내 여행업계에서 아프리카가 뜨고 있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에게 아프리카는 오랫동안 관심 밖의 지역이었다. 항공편 자체가 드물었고 시간이나 비용 부담도 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대한항공이 케냐 나이로비 직항편을 취항한 데 이어 지난달 홍콩을 경유해 아디스아바바로 가는 에티오피아항공 노선이 생기면서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다. 국내 여행객들의 해외여행 경험이 쌓이면서 아프리카 여행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 하나투어의 한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보편화된 지가 오래돼 국내 여행객들이 웬만한 곳은 다 가봤을 정도”라며 “새롭게 어필한 만한 지역은 아프리카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 여행 증가세에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 인구·사회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아프리카는 ‘죽기 전 꼭 한번 가봐야 할 대륙’으로 불리며, 여행 일정이 상대적으로 길어 시간이 넉넉한 은퇴자들이 주요 고객이다.

실제로 주요 여행사들이 유치한 아프리카 여행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3배로 늘었다.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해 아프리카 여행객 수는 월 평균 10∼20명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여행객 수가 계속 늘어 7, 8월 성수기의 월평균 예약자는 60∼70명이나 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출국한 국내 관광객은 올해 1∼5월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했다.

여행업계는 아프리카 여행객 증가세에 적극적으로 대응 중이다. 하나투어는 최근 조직개편을 하면서 기존의 ‘유럽·남태평양팀’의 명칭을 ‘유럽·남태평양·아프리카팀’으로 변경했다. 국내 여행사가 조직 이름에 ‘아프리카’를 추가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지역은 별도 조직을 만들 필요가 없을 만큼 수요가 미미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전략적으로 이 시장을 키워보자는 의지가 최근 조직개편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럭셔리 여행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고가(高價) 아프리카 여행상품도 등장했다. 여행사 ‘뚜르 디 메디치’는 추석연휴를 이용한 8박 10일짜리 남아프리카공화국 사파리 투어상품을 14일 내놓았다. 최상급 리조트, 레스토랑 투어를 포함한 상품가는 1450만 원부터다. 여행사 측은 “지난해 비공식적으로 내놓은 상품에 큰 호응이 있어 올해 첫 공식 여행상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관광은 올해 휴가철 주력상품으로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경유하는 아프리카 여행상품을 시판했다. 대중적인 관광지가 아닌 아프리카 같은 ‘특수지역’을 주력으로 미는 것 역시 최근 나타난 변화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아프리카 여행#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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