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Bye코리아? Buy코리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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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상반기 10조원 순매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후 최고
美주식 투자위해 돈회수 예상…연기금-펀드가 공백 메워줄듯

올해 상반기(1∼6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0조215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순매도 규모다.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외국인이 17조6079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아시아 신흥국 등에서 경기부양 정책을 강하게 추진 중인 미국과 일본 시장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외국인, 6월에 5조 원어치 팔아치워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1월 1조8883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2월에 1조5564억 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3월과 4월에 다시 2조4780억 원, 2조9698억 원의 투자자금을 회수해 갔다.

특히 6월에는 한 달에만 5조197억 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2008년 1월(8조5275억 원 순매도) 이후 5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순매도 규모였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27일과 28일 각각 1131억 원과 4917억 원을 사들이며 반짝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오늘 다시 9298억 원어치를 사들이고 9597억 원 어치를 팔아 299억 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가장 큰 원인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뱅가드펀드에서 올해 초부터 한국 주식을 대규모로 매도한 데 있다. 뱅가드펀드 한 곳이 국내 증시에서 빼간 금액만 9조5000억 원에 이른다. 원화 강세와 작년 4분기 기업실적 부진이 겹치며 국내 경기 지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과 일본 시장의 매력도는 상승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10월 대규모 양적완화로 경기를 부양하는 ‘아베노믹스’에 나선 이후 닛케이평균주가가 8,000엔대에서 16,000엔에 근접할 정도로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었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일본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100억 달러(11조4000억 원) 순매수를 기록했다”며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시장에 투자하던 외국인 자금이 선진국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 외국인 매도세 3분기에도 지속될 듯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 추세가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뱅가드펀드의 주식 매도는 사실상 끝났지만 한 번 매도세로 돌아선 흐름이 단시간에 돌아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앞으로는 미국 시장의 인기가 높아질 걸로 보인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완화 조치를 조기에 끝낼 거라고 언급한 이후 달러 가치가 크게 오르고 있어 해외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과 채권을 사기 위해 신흥시장에서 돈을 거둬갈 공산이 크다.

다만 외국인 매도세가 한동안 이어진다고 해서 전체 주가지수가 하락하지는 않을 걸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연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 자금을 계속 넣고 있고 펀드자금 등도 계속 들어와 공백을 메워줄 걸로 본다”며 “이에 따라 3분기 코스피 시장의 경우 1,800대 중반에서 1,900대 초반 사이에서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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