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임원 연봉에 칼 빼든 금감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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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이 나빠도 매년 오르기만 하는 은행 임원의 연봉을 금융 당국이 일제히 조사한다. 당국은 성과에 따라 연봉을 책정하는 ‘성과 연동 보상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자발적인 연봉 삭감을 유도할 방침을 내비쳤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지주사와 은행을 대상으로 성과보상 체계 모범기준이 잘 지켜지는지 살펴본 결과,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하고 7월부터 전수 조사에 나선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경영 실적이 좋지 않으면 임원 연봉이 내려가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은행 실적자료 취합이 마무리되는 7월부터 성과보수 체계를 전면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은행별로 수억 원씩 차이가 나는 임원 연봉이 순이익 등 실적과 상관없이 자의적으로 결정됐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곧 퇴임하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받는 스톡그랜트(stock grant·주식성과급)를 비롯한 성과별 급여 역시 실제 성과와는 별 상관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2012년 당기순이익은 1조5836억 원으로 2011년(2조1368억 원)보다 25.9% 감소했지만 등기이사 평균 연봉은 5억9800만 원에서 6억 원으로 오히려 올랐다. KB금융도 순익이 2011년 2조3730억 원에서 지난해 1조7029억 원으로 줄었지만 등기이사 평균 연봉은 3억1300만 원에서 3억9200만 원으로 상승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금융임원#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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