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전자 사장은 ‘칼퇴 DJ’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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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오후 4시 55분 사내 방송 “오늘은 패밀리데이, 가족과 보내세요”
CCTV로 남아있는 직원 샅샅이 체크 “金차장, 5시인데 퇴근안해요?” 멘트

냉장고와 세탁기 사업을 맡고 있는 LG전자의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 사무실에는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55분 조성진 사장(사진)의 목소리가 사내 방송으로 흘러나온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조성진입니다. 오늘은 패밀리 데이입니다. 정시 퇴근을 위해 서서히 준비하시고, 가족과 소중한 시간을 갖기 바랍니다.”

LG전자 HA사업본부는 일주일에 한 번은 일찍 퇴근해 가족과 시간을 보내자는 뜻에서 매주 수요일을 패밀리 데이로 정하고 오후 5시에 퇴근하게 한다. 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현장 사정 때문에 이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임직원이 적지 않았다. 그러자 조 사장이 나서 2월부터 퇴근을 독려하는 안내방송을 하고 있다.

미리 녹음된 음성을 틀기도 하지만 조 사장은 시간이 날 때마다 라이브로 방송을 진행하는 ‘퇴근 DJ’를 자청한다. 복도나 작업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로 직원들을 보며 아직 남아 있는 사람을 콕 집어 멘트를 날리기도 한다. “거기 김○○ 차장, 뭐 하고 있어요. 아직 퇴근 안 했어요?”

조 사장은 자신도 수요일에는 일찍 사무실을 나선다.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에 힘입어 LG전자 HA사업본부 창원공장의 정시 퇴근율은 95∼97%에 이른다.

회사 측은 “가족사랑은 ‘2015년 글로벌 가전 1위’를 목표로 뛰고 있는 HA사업본부의 건강한 조직문화”라며 “업무 사정상 정시 퇴근을 못하는 부서가 있으면 다른 날을 정해서라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가족과 시간을 갖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퇴근 후 마땅히 갈 곳이 없는 미혼 직원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창원공장은 기숙사 생활을 하는 미혼 직원들의 여가를 위해 헬스장, 스크린골프장, 당구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냉장고#조성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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