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일자리 클리닉]동문서답 자기소개서… 평가자들 어리둥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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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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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카드 커리어개발팀 紙上첨삭

“자기소개서를 평가하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묻는 바를 지원자가 정확히 이해했는가. 그리고 적합한 사례를 선정했는가 입니다. 때로는 지원자가 좋은 경험을 했지만 질문의 취지와는 맞지 않아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현대카드 커리어개발팀은 자기소개서의 핵심을 이렇게 설명했다. 질문의 핵심을 파악하고, 이 경험이 왜 자신의 역량을 가장 잘 나타내는지 질문과 연관지어 생각해야 한다는 것. 서류전형 단계에서 회사는 비슷한 학창시절을 보낸 지원자 수천 명의 이야기를 읽게 된다. ‘자신의 경험을 논리에 맞게’ 차별화하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번에 현대카드 자기소개서를 가상으로 작성해 본 사람은 계명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모 씨와 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 씨. 첨삭에 나선 커리어개발팀은 두 사람 모두 질문에 맞지 않는 답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제한된 분량 안에서도 풍부한 내용을 담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 질문에 맞지 않는 사례는 금물

현대카드 자기소개서의 두 번째 문항은 ‘새로운 변화에 잘 적응했던 기억에 남는 경험’을 쓰는 것이다. 졸업생 김 씨는 군 제대 후 서울대에서 교환학생을 한 경험을 언급했다. 김 씨의 역할은 교환학생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모임을 주선하는 것. 타지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에게 밑반찬을 전달하는 활동도 소개했다. 커리어개발팀은 이 사례는 오히려 세 번째 문항인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사람과 함께 일했던 경험’에 더 부합했다고 말했다.

재학생 김 씨도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 김 씨는 두 번째 문항에서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다녀왔던 중국 연수(표 참조)에 대해 기술했다. 또 세 번째 문항에서는 금융회사에서 진행한 사회공헌활동을 기획하는 일에 참여한 경험을 썼다. 업무가 급박하게 돌아가 무슨 일을 먼저 해야 할지 헷갈리는 상황에서, 조직도를 토대로 업무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일정표대로 일을 진행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커리어개발팀은 본인의 역할과 다양한 노력에 대해 잘 썼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새로운 업무라는 변화된 환경 속에서 독자적으로 문제를 해결한 부분이 돋보이는 사례이므로 오히려 두 번째 문항 답변에 어울린다”고 평했다. 또 “두 번째 문항의 중국 연수 경험은 세 번째 문항에서 요구하는 협력에 대한 역량을 드러낸 사례”라고 덧붙였다. 두 질문에 대한 답변이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 구체적 사례로 차별화해야

졸업생 김 씨는 첫 번째 문항 ‘예상하지 못한 문제에 접했을 때 효과적으로 해결했던 경험’에 대해 “생활용품 기업에서 주관한 판매 체험활동을 통해 영업전략을 배웠다”고 썼다. 컵을 팔아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는데, 저녁시간대 인근 호프집을 찾았고 남녀가 함께 앉은 손님들을 공략해 많이 팔았던 경험이다. 커리어개발팀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최적의 대안을 도출했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또 “긍정적 결과는 물론이고 부정적 결과에 대해서도 말해주면 더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쓰라’는 주문은 현대카드 커리어개발팀이 거의 모든 문항에 대한 첨삭에서 강조하는 것이다. 네 번째 문항인 ‘본인이 가장 열정을 가지고 수행했던 경험’에 대해 김 씨는 인터넷쇼핑몰의 대학생마케터 활동에서 ‘쿠폰을 홍보하는 방안’을 짠 경험을 서술했다. 팀장을 맡아 야구장 관중을 공략해 호평을 받았다고 했다. 커리어개발팀은 “팀과 본인의 역할을 나눠 본인이 어떤 열정을 보여줬는지 부각시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 주제에 맞는 다양한 내용 담아내야

현대카드 자기소개서는 각 문항을 600자 이내로 작성해야 한다. 그리 넉넉지 않은 분량, 그만큼 압축과 선택이 중요하다. 재학생 김 씨는 첫째 문항에, 군대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할 때 자발적으로 최단 경로를 정리하고, 차 안에 우산 두 개를 챙겨 놓아 칭찬을 받은 경험을 썼다. 커리어개발팀은 “결정을 내리기까지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를 다양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짧은 작문에 제약이 있는 부분은 이해하지만 평가자는 결과를 이끌어낸 과정을 통해 지원자의 사고방식과 흐름을 판단하려 한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덧붙였다.

※‘일자리클리닉’은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직접 참여해 자기소개서를 첨삭 지도하고 입사지원 팁,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코너입니다. 참여를 원하는 청년 구직자들은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www.yd-donga.com)에서 자기소개서 양식을 내려받아 작성한 후 제출하면 됩니다. 다음 클리닉 대상 기업은 한국석유공사입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자기소개서#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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