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34개 농협 “뭉쳐야 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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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시장-대형마트에 협상력 높여 물량 쏟아져도 일정한 출하가격 유지
50개 농산물 연합판매 1693억 매출

농협 강원지역본부는 지난해 춘천농협과 철원 김화농협, 홍천 내면농협 등 강원도 내 34개 지역농협과 함께 지역농가에서 생산된 풋고추, 배추 등 50여 가지 농산물을 모아 도매시장과 대형유통업체에 납품하는 연합판매사업으로 1693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점에만 350억 원어치를 납품했다.

강원도에서 재배되는 농산물은 대부분 고랭지 채소로 여름철에 갑작스럽게 출하물량이 쏟아지면서 농산물 가격이 폭락했다. 농가들은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산지 출하가격 때문에 수확을 포기하고 밭을 갈아엎기 일쑤였다.

농협 강원지역본부는 2001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산지에서 출하되는 풋고추와 배추를 모아 도매시장 등에 파는 연합판매사업을 시작했다. 지역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농협이 모아 농협 강원지역본부로 넘기면 본부는 대형 도매시장이나 유통업체와 협상을 통해 산지보다 비싼 가격을 받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토마토 한 상자(10kg)의 산지 가격은 사업시행 초기 1만∼1만2000원에 불과했다. 물량이 쏟아지면 1만 원 이하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연합판매로 인해 2011∼2012년 토마토 한 상자의 출하 가격은 1만7000원대를 유지했다. 풋고추는 가격이 매년 오름세다. 풋고추 10kg의 가격은 2009년 2만1000원에서 2010년 3만1000원, 2011∼2012년 3만4000원으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도매시장과 대형유통업체가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농산물의 출하가 갑작스럽게 많아질 때는 농협 강원지역본부가 농산물 가공업체와 협상을 벌여 출하가격보다 비싼 가격으로 납품한다. 농협 강원지역본부는 앞으로 거래 물량을 더 늘려서 유통업체와의 직거래를 확대하고 사과와 수박 등 신규품목 거래도 추가할 계획이다. 채형석 본부장은 “대형유통업체와의 직거래 사업을 통해서 농산물의 수급조절은 물론 농가 소득을 늘리고 있다”며 “올해 연합판매사업 실적은 2000억 원 정도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강원#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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