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시승기]경제성+실용성 모두 갖췄는데… 쉐보레 ‘트랙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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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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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가 지난달 출시한 ‘트랙스’는 국내 최초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를 모아왔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인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넓은 적재공간을 확보하면서도 소형차 수준의 경제성을 갖춘 트랙스는 최근 시장 동향에 부합하는 모델로 여겨졌다.

트랙스의 강점은 소형차급인 1.4L에 불과한 배기량의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일반 2L급 엔진과 비슷한 14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연료소비효율은 L당 12.2km. 제원상의 수치를 볼 때 도심형 SUV의 역할을 수행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실제 이 차를 시승한 결과는 어땠을까. 채널A ‘카톡쇼’ 시승평가단은 17일 방영된 4회에서 트랙스의 심층적인 평가에 나섰다. 실제 주행과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이 차의 시장성을 낱낱이 살펴봤다.

차의 성능은 나무랄 데 없었다. 소형차급의 배기량을 가진 차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만큼 정지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의 초기 응답성이 뛰어났다. 카톡쇼 평가단이 전문 계측기로 측정한 결과 트랙스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9초였다. 터보 엔진의 단점인 가속 과정에서 멈칫거리는 현상도 느낄 수 없었다. 다만 고속주행 영역에 들어서면 한계가 드러났다. 핸들링 성능은 우수한 편으로 여겨졌다. 가파른 커브길을 돌아나갈 때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실제 주행 시 연비는 공인 연비와 큰 차이가 없었다. 고속도로에서는 L당 13.4km, 시내에서는 L당 10.8km의 평균치가 나왔다. SUV의 강점인 적재공간의 효율성은 차체 크기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트렁크에는 지름 30cm의 공 18개가 들어갔다.

트랙스가 내세우는 인포테인먼트(정보기술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 시스템 ‘마이링크’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차 안의 7인치급 터치스크린에서 구현할 수 있게 해 준다. 테스트 결과 스마트폰은 무리 없이 인식됐지만 현재 사용 가능한 앱의 수가 많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디자인은 기존 쉐보레 차종과의 통일성을 강조했다. 차체를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바퀴가 양 옆으로 튀어나온 것처럼 두드러지게 설계해 강인한 인상을 준다. 다만 트랙스가 소형 SUV인만큼 좀 더 참신한 디자인이 적용되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트랙스의 최대 논란은 높은 몸값이었다. 1940만∼2289만 원이라는 가격대는 소형 SUV가 가진 경제성과 실용성을 희석시키는 요인으로 보인다. 보스의 고급 오디오 시스템과 220V 전원 아웃렛,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 등 고급 차량에서 찾아볼 수 있는 편의·안전장치를 대거 적용한 까닭이다. 소형 SUV라는 새로운 등급을 개척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 하지만 편의장치를 줄인 저가형에 대한 수요를 놓친 점이 아쉽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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