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특허청장 “中小 벤처엔 특허담보로 産銀서 최대 20억원 대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0일 03시 00분


“지식재산권 통한 창조경제 육성”

“중소 벤처기업의 가장 큰 ‘손톱 밑 가시’는 자금입니다. 그래서 취임 첫 작품으로 KDB산업은행과 손잡고 특허만 있으면 이를 담보로 최대 20억 원을 대출받을 수 있는 제도를 이달 말 시행합니다. 중소기업의 숨통이 트이면 이들의 상상력이 창조경제로 발현될 것입니다.”

김영민 신임 특허청장(55·사진)은 1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제도는 중소기업이 주도하는 창조경제의 핵심 견인차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8일 제23대 특허청장에 취임한 그는 지식재산권 전문가다. 행시 25회로 공직에 발을 들인 뒤 산업자원부, KOTRA, 특허청 등에서 통상 및 특허 관련 경력을 쌓았다.

김 청장이 소개한 ‘지식재산권 담보대출’은 기업이 특허권 상표권 디자인권 등 지식재산권을 부동산 같은 유형자산처럼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릴 수 있는 제도다. 특허청 산하기관인 한국발명진흥회의 기술평가를 통과하면 산업은행이 대출해준다.

특허청은 2006년에도 특허만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게 해주는 지식재산권 담보대출제도를 내놓았지만 실패했다. 부도난 기업으로부터 대출금을 회수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어떤 안전장치를 마련했을까. 김 청장은 “200억 원 규모의 ‘지식재산권 회수 펀드’를 마련해 기업이 망하더라도 담보로 잡은 지식재산권을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 팔 수 있도록 했다”며 “최근 특허를 전문적으로 사고파는 회사가 많아진 것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지식재산권이 향후 세계경제의 흐름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조업이 세계경제를 주무르던 2000년대 이전에는 가격으로 경쟁력을 높였습니다. 상대 국가가 반덤핑 조치를 하면 관세를 더 내면 됐죠. 그러나 지금 같은 기술 융·복합시대는 다릅니다. 만약 미국 무역위원회가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수입 금지조치라도 내리면 수출이 막히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지식재산권을 통한 창조경제가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창조경제를 ‘상상력을 기술로 실현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생활 속 아이디어가 지식재산권으로 발전하고, 경제적 가치로 연결돼야 한다는 뜻이다.

“중소기업도 기술개발 초기부터 특허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갖추고, 기술을 개발한 직원에게 수익 일부를 떼어주는 직무발명제도를 확대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특허출원 건수로는 세계 4위지만 기술무역수지의 적자폭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강한 특허를 육성해야 합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김영민#지식재산권#특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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