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없고 성과배분제… 中企 맞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일 03시 00분


■ 중기중앙회, 고용 우수기업 9곳 선정

지리산 도전에 나선 삼우엠씨피(옛 삼우정공)직원들이 정상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동료의식을 높이기 위해 분기마다 전 직원이 참여하는 행사를 연다. 삼우엠씨피 제공.
지리산 도전에 나선 삼우엠씨피(옛 삼우정공)직원들이 정상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동료의식을 높이기 위해 분기마다 전 직원이 참여하는 행사를 연다. 삼우엠씨피 제공.
비정규직과 정년이 없는 회사, 철저한 주 5일 근무, 자녀 학자금 지원….

중소기업이라고 하면 흔히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복지 여건도 좋지 않은 곳을 떠올리지만 대기업 못지않게 ‘일할 맛 나는’ 회사도 적지 않다.

28일 중소기업중앙회로부터 ‘고용 우수 중소기업’으로 선정된 바디텍메드, 삼우엠씨피, 서울에프엔비, 유진테크, 와이엠씨, 우암코퍼레이션, 신흥글로벌, 하이드로텍, 에이텍 등 9개 중소기업이 대표적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최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이유로 낮은 급여 수준(25.4%), 불확실한 장래(22.2%), 열악한 복리후생(13.2%), 기업의 존폐 위기 가능성(11.1%)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날 고용 우수 중소기업으로 선정된 곳들은 이런 인식과는 사뭇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첫 번째는 고용 안정이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정규직 채용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 유진테크의 모토는 ‘비정규직과 정년이 없는 기업’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우암코퍼레이션도 모든 직원이 정규직이며, 55세 정년을 넘긴 직원도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의료 진단기기 제조업체인 바디텍메드는 지난해말 현재 정규직 비중이 81%다.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규직이다. 계약직도 2년 이상 일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선박 부품을 제조하는 삼우엠씨피는 지난해 말 기준 근로자의 97%가 정규직이다.

성과를 직원들과 공유하는 점도 특징이다. 성과배분제도를 도입한 유진테크는 2010년 연봉의 43%, 2011년 50%, 2012년 50%를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바디텍메드는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직원들의 경영 참여를 유도한다. 대졸자의 초임 연봉도 유진테크 3080만 원, 삼우엠씨피 2600만 원, 와이엠씨 2300만 원 등으로 중소기업 평균(약 2000만 원)보다 많다.

이들 기업은 다양한 복리후생제도와 자기계발 기회를 통해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도 힘쓰고 있다. 자녀 학자금 지원, 문화행사 티켓 제공, 직원의 대학 진학 장려 및 지원 등의 혜택은 기본이다. 유진테크는 직원 자녀의 대학 학자금까지 지원하며, 우암코퍼레이션은 6개월에 한 번 이상 사내(社內) 제안대회를 열어 우수한 제안을 한 직원을 포상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바디텍메드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65%, 당기순이익은 350% 늘었다. 유진테크는 2011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태평양 유망 중소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성과는 다시 고용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직원이 74명이던 바디텍메드는 지난해 54명을 새로 채용했다. 삼우엠씨피와 서울에프엔비도 각각 38명, 32명을 새로 고용했다. 유진테크도 28명을 뽑았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중소기업#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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