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녹이는 과일주스…오렌지100% 주스-레모네이드 가장 심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1일 0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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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치대 조사결과…"음료는 한번에 마시거나 마신 뒤 물로 씻어내야"

현재 시판 중인 대부분의 음료수가 치아부식(腐蝕)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일주스가 다른 음료수에 비해 특히 심했다. 치아부식은 음식물 때문에 치아가 녹아 물러지는 것으로 세균이 원인이 돼 썩는 치아 우식(齲飾)과는 다르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의 진보형 교수팀(예방치학교실)은 "과일주스(2종)와 이온·섬유음료(2종), 탄산음료(2종), 어린이음료(1종) 등 4가지 유형의 시판 음료수 7종을 골라 제품별 산도와 치아 부식 발생 가능성을 측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 내용은 대한구강보건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소의 이빨을 각각의 음료에 하루 4차례씩, 매번 10분 간 담갔고 나머지 시간에는 인공 침에 넣어뒀다. 사람이 음료수를 마시고 난 뒤 입안에서 침으로 음료수가 자연스럽게 씻겨 나가는 과정을 재연했다.

실험 결과 이빨 표면의 경도(硬度·단위 VHN)가 처음에는 정상범위(285~336)에 있었지만 8일 뒤에는 모두 크게 낮아졌다. 특히 과일주스에 속하는 오렌지 100% 주스와 레모네이드에서 부식 정도가 가장 심했다.

오렌지주스에 노출된 이빨의 경도는 처음 318.4에서 8일 뒤 99.8로 급감했다. 레모네이드 주스에서는 322.9에서 165.2로 줄어들었다. 사과 맛 탄산음료는 319.7에서 181.5로, 레몬맛 이온·섬유음료는 326.7에서 190.2로, 과일 맛이 없는 이온·섬유음료는 320.1에서 183.9로, 어린이음료는 316.7에서 183.0으로, 과일 맛이 없는 탄산음료는 309.2에서 226.8로 경도가 줄었다. 이에 반해 증류수와 인공타액에 번갈아 담가둔 이빨은 8일 뒤 경도가 308.5에서 300.2로 줄어드는데 그쳤다.

연구팀은 과일주스의 원료로 사용된 과일의 신맛 성분이 치아가 녹아내리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음료의 신맛을 나타내는 척도인 적정산도는 오렌지 주스가 가장 높았고 과일 맛없는 탄산음료는 가장 낮았다.

진 교수는 "평소 캔 음료를 자주 마신다면 치아 부식은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음료를 마셨다면 반드시 물로 입안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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