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종합 전자기업’ 30년 꿈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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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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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회장 사재출연 뚝심, 대우일렉 인수절차 마무리
전자분야 5개사 시너지 기대

동부그룹이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를 마무리해 종합 전자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김준기 회장(사진)의 ‘30년 꿈’이 현실이 됐다. 동부그룹은 8일 채권단과 본 계약을 체결하고 대우일렉 인수절차를 마쳤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2726억 원으로, 동부가 지난해 8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제시한 3700억 원보다 1000억 원가량 낮아졌다. 동부하이텍 등 동부그룹 측에서 1380억 원을 투자해 지분 51%를 갖고, 나머지 49%는 재무적 투자자들이 마련한다. 구체적인 지분은 각각의 참여회사들이 이사회를 연 뒤 공개할 예정이다.

동부그룹은 대우일렉 인수 과정에서 자금난 논란이 불거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김 회장은 사재(私財) 300억 원을 내놓으며 최종 계약을 성사시키는 뚝심을 보였다.

김 회장은 1983년 “반도체 등 부품과 완제품을 모두 다루는 첨단 종합 전자회사를 만들겠다”며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코실을 설립해 전자사업의 첫 단추를 채웠다. 2002년 ‘도박이나 다름없다’는 세간의 평가를 무릅쓰고 아남반도체를 인수한 데 이어 다사로봇(로봇), 화우테크(발광다이오드·LED) 등 총 5개의 전자회사를 인수하며 종합 전자회사의 조각을 맞춰왔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대우일렉 인수로 동부하이텍의 반도체, 동부로봇 자동화 설비, 동부CNI 전자재료, 동부라이텍 LED 등의 사업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계약으로 옛 대우전자가 이름을 바꾼 대우일렉은 1999년 대우그룹 해체와 함께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14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대우일렉은 한때 ‘탱크주의’를 앞세워 삼성전자, LG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1997년 대우가 무너지면서 수난이 시작됐다. 2006년 인도의 비디오콘 컨소시엄, 2008년 모건스탠리 사모투자전문회사(PE), 2009년 리플우드 컨소시엄, 2011년 이란계 엔텍합 그룹 등과 매각협상을 벌였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카오디오 등의 사업을 떼어내 팔고, 직원의 90% 가까이를 떠나보내는 ‘눈물의 구조조정’을 거치며 살아남았다. 하지만 시장에선 세탁물을 넣는 입구를 높인 드럼세탁기, 3도어 냉장고, 싱글족을 위한 벽걸이 세탁기 등 틈새 상품을 내놓으며 의미 있는 점유율을 지켜왔다.

동부그룹 측은 “대우일렉은 앞으로 스마트 가전 외에 의료기기, 사무용기기, 주방기기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동부그룹#대우일렉트로닉스#전자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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