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다시 뛴다]글로벌 시장·신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 동아일보

SK그룹


상반기(1∼6월)에만 50일 이상을 해외에서 보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가 더 이상 한국에만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 그는 올해 상반기 중국과 스위스, 말레이시아, 태국, 터키 등 5개국을 직접 찾았다.

이 가운데에서도 유럽과 중동을 잇는 가교인 터키는 최 회장이 최근 각별한 애정을 쏟는 지역이다. 최 회장은 6월 세계경제포럼(WEF) 참석 기간 동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를 접견했는데 에르도안 총리와 최 회장 사이의 만남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세계정상회의 이후 1년도 안 된 기간 동안 벌써 세 번째다.


SK그룹은 최근 터키의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은 물론 보스포루스 해협을 해저 터널로 연결해 유럽과 아시아를 자동차로 지날 수 있게 하는 유라시아 터널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터키의 유력 기업인 도우시 그룹과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공동 투자기금을 조성한 뒤 통신 및 에너지 등 다양한 기반시설 관련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에너지·반도체·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보유한 SK그룹의 역량을 도우시 그룹이 인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 회장은 태국에서도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와 면담하고 SK그룹의 정보기술(IT)을 활용한 홍수 조기경보 및 대응 시스템 구축에 대해 논의했다. 태국 또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터키처럼 중국과 동남아를 잇는 지역 허브(hub)이자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이 외에도 SK하이닉스를 인수한 뒤에는 최 회장과 SK그룹의 중국행(行)도 잦아지고 있다. 최 회장은 2월 중국 우시(無錫) 시에 있는 하이닉스 사업장을 방문했으며 5월에는 우시 사업장에서 이사회도 열었다. 또 다보스 포럼의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바프 WEF 총재와 만나 글로벌 경제 상황 및 사회적 기업의 역할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당분간 국내 사업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자신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과 SK하이닉스 경영에 주력하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의 국내 사업은 18일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완성하면서 크게 변화했다.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자격으로 대내외적으로 SK그룹을 대표하게 됐고, 경영은 각 계열사의 책임경영 체제로 바뀌었다.

최 회장은 관계사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적 대주주로서의 역할만 맡은 채 본격적인 글로벌 성장과 차세대 먹거리 개발, 해외 고위급과의 네트워킹 등을 전담할 예정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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