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den Champion]‘현장테스트’로 고객과 소통… 10년만에 매출 100배로

  • 동아일보

■ 여행용품 제작-판매 ‘트래블메이트’ 김도균 사장

여행용품 제작·판매업체 트래블메이트의 김도균 사장. 트래블메이트 제공
여행용품 제작·판매업체 트래블메이트의 김도균 사장. 트래블메이트 제공
“국내 여행객들이 복대에 귀중품을 숨긴다는 사실은 이미 해외 현지 절도범들에게 노출이 됐대요. 그래서 수납 기능이 있는 손목 보호대를 만들었죠.”

여행가방 등 여행용품 제작·판매업체 ‘트래블메이트’의 김도균 사장(40)은 성장의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고객과의 소통을 꼽았다. 소통의 방법은 바로 현장 테스트. 트래블메이트는 신제품을 내놓기 전에 여행 전문가나 여행 관련 블로거, 여행 커뮤니티 회원들에게 제품을 무료로 제공해 직접 써보도록 한 뒤 후기를 받는다.

수납 기능이 있는 손목 보호대, 야광 밴드를 붙인 여행가방 등은 실제 테스트에 참가한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해 만든 제품이다. 김 사장은 “여행용품은 여행객들이 사용해 봐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테스트 체험자들이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얻는 홍보 효과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객과의 직접 소통을 중시하는 현장 테스트가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며 ‘여행 전문가가 만드는 여행용품’을 내세우는 트래블메이트의 매출은 설립 첫해인 2001년 1억 원대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100억 원을 넘어섰다. 10년 만에 매출이 100배로 늘어난 사이 제품 수도 10개에서 3000여 개로 늘어났다.

대학생 때부터 배낭을 메고 유럽, 동남아시아 등 세계 각국을 돌아다닌 김 사장은 2001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용품 사업을 시작했다. 외국과 달리 국내에는 제대로 된 여행용품이 없다는 것에 착안했다. 가진 돈은 2000만 원이 전부였다.

사업 초기 온라인 판매만 하던 트래블메이트는 2004년 처음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제품을 사진으로만 보는 온라인 판매는 분명히 한계가 있었다. 김 사장은 “여행객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역, 인천국제공항 등에 직영점을 열었다”며 “백화점 내 팝업매장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최근에는 트래블메이트의 제품을 백화점에서도 만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트래블메이트는 앞으로 다양한 색상의 제품을 개발해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수요를 늘려 나갈 방침이다.

김 사장은 “모든 책임을 주변 환경이 아닌 나 자신에게 돌렸던 것이 10년간 사업을 이어올 수 있었던 힘”이라고 평가했다. 1998년 대학 졸업 때는 외환위기에, 2001년 창업 때는 미국 9·11테러에 따른 여행수요 감소라는 위기를 겪었지만 그는 언제나 담담했다. 그는 “제주도에 여행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여행센터를 짓는 것이 꿈”이라며 “꿈을 이루기 위해 여행객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들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현장테스트#트래블메이트#김도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