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 부회장이 ‘어항속 금붕어론’ 꺼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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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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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이 느끼는 세상은 비장애인이 느끼는 것과 달라”
봉사 직원들에 감성소통 강조

이상철 부회장
이상철 부회장
“로마에서는 한때 금붕어를 둥근 어항에 넣지 못하게 했어요. 어항 안에서는 밖이 왜곡돼 보이니까 금붕어에게 잔인한 짓이라는 거죠.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1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LG유플러스 사옥 구내식당. 최근 장애청소년 정보기술(IT) 경진대회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직원들을 격려할 겸 점심을 함께하던 이상철 부회장이 난데없이 금붕어 이야기를 꺼내자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부회장은 “금붕어가 보는 세상이 왜곡된 건지 우리의 시선이 왜곡된 건지는 알 수 없다”며 “장애인들의 세상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장애인이 보고 느끼는 세상은 비장애인의 그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직접 경험하지 않은 채 잘못됐다고 단정하면 안 된다는 의미였다.

그는 이어 “이번 봉사활동은 금붕어처럼 어항에 들어가 그들을 느끼고 새로운 세상을 보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장애인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 사회를 살아가는 올바른 태도”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이처럼 봉사활동을 벌이는 직원들과 연달아 점심식사 자리를 마련해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잦다. 전에도 전국의 영업현장과 설비구축 장소를 직접 찾아 격려하는 ‘현장 경영’을 벌여왔는데, 최근에는 그 범위를 업무 밖 영역에서 힘을 쏟는 직원으로까지 넓힌 것이다. 특히 그는 2004년 한국장애인재활협회장에 취임하면서 시작된 장애인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IT가 장애인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7일에도 회사의 서비스와 상품을 소개하는 홍보사진 촬영에 도움을 줬던 사내 모델들과 점심을 함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이 바로 우리 회사 상품과 서비스의 얼굴”이라며 “기분 좋은 인상은 기분 좋은 웃음에서 나오는 만큼 항상 즐겁게 생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연말 봉사활동과 사내 동호회 간 교류행사를 열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평소에도 따뜻한 교감을 통해 직원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려고 노력한다”며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가 늘어나는 등 각종 실적이 좋아지는 데도 이러한 ‘따뜻한 소통’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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