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안정적 노후 꿈꾸는 베이비부머, 채권형 펀드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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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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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험 중수익 ‘채권형 펀드·펀드 랩’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빵집을 운영하던 황모 씨(61)는 최근 점포를 처분하며 4000만 원의 여윳돈이 생겼다. 황 씨는 이 돈을 잘 굴려 노후자금으로 사용하고 싶지만 아직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다. 은행에 넣어두자니 연 2%대의 낮은 금리가 맘에 걸리고 펀드에 가입하기엔 변동성이 심한 주식시장이 불안하기만 하다.

국내 주식, 해외 주식형 등 펀드 설정액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해외 채권형 펀드 등 ‘플러스 알파’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에는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안정적인 노후를 꿈꾸는 베이비부머가 새로운 투자 수단을 찾아 나서며 중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 불안한 장세에 채권형 펀드 인기몰이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새 채권형 펀드로 9800억 원이 유입됐다. 반면 주식형 펀드에선 3조2700억 원이 빠져나가 대조를 보였다. 해외 채권형 펀드로의 유입이 두드러졌다. 해외 채권형 펀드 유입 자금은 월 1000억 원에 달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이머징 현지 국채 펀드, 이머징 달러 펀드, 하이일드(고수익) 펀드 등 해외 채권형 펀드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경우 비슷한 수준의 위험도에서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광택 KB자산운용 해외운용본부장은 “해외 채권형 펀드는 그 자체로도 중위험 중수익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대표적인 해외 채권형 펀드는 연초 대비 1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며 인기몰이 중”이라고 말했다.

해외 채권형 펀드는 세계 각국의 국채와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여러 나라에 투자하는 특성상 글로벌 경기가 불안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게 특징이다. 투자지역에 따라 글로벌 채권형 펀드와 이머징 채권형 펀드로 나뉜다.

해외 채권형 펀드의 인기가 높아지자 각 증권사 역시 앞다퉈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고수익 채권과 이머징마켓 채권을 혼합한 ‘AB글로벌 고수익 채권 펀드’를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환 헤지(위험회피) 전략을 사용해 환율 변동 위험을 최소화하는 게 특징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해외투자는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 우려가 있으므로 환 헤지 여부를 충분히 살핀 후 투자에 나서야 한다”며 “은퇴 이후 매달 수익을 올리길 원하는 수요자를 위해 월지급형 투자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포트폴리오 분산한 ‘랩’ 상품도 인기

동양증권은 이머징 국가의 국공채와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에 분산투자하는 ‘MY W 007 BOND PLUS 랩’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동양증권 랩 운용팀이 리서치센터와 함께 수익과 위험도 분석을 거쳐 우수한 해외채권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정민 동양증권 금융상품전략팀장은 “해외 채권형 펀드에 분산 투자할 경우 국내외 주식 및 원자재 시장과 상관관계가 적어 자산배분효과가 우수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Safe plus 랩어카운트’를 통해 ‘플러스 알파’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 상품은 고수익 회사채와 이머징 국공채 등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시장 상승기와 하락기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게 특징이다.

현재는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플러스에 40%, 피델리티이머징채권 20%, 미래에셋글로벌하이일드 20%, 블랙록미국달러하이일드에 20%를 투자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외에도 안정성과 수익률 두 마리 토끼를 쫓는 혼합형 상품도 눈길을 끈다. 우리투자증권의 ‘프런티어 배당주 안정혼합형 펀드’는 주식 비중을 30% 이하로 낮춘 채권 혼합형 상품이다. 주식은 배당률이 높은 안정적인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대신증권이 출시한 ‘대신 포르테알파30 증권펀드(채권혼합)’ 역시 주식 편입 비중을 30% 이하로 해 주가 변동에 따른 위험 관리를 효과적으로 추구하는 상품이다. 최광철 대신증권 상품전략부장은 “변동성이 큰 장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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