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기, 연료 55톤을 하늘에 뿌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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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3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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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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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1시반 경. 일본 삿포로 공항 남동쪽 1350km 태평양 상공을 날던 대한항공 KE061편의 연료주입구 마개가 열렸다. 이후 항공기에서는 55톤의 연료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높은 고도에서 뿌려진 연료는 금방 안개가 돼 공중으로 사라졌다.

고장이었을까.

KE061편 항공기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이날 대한항공기가 연료를 버린 이유는 바로 승객 한 명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KE061편은 로스앤젤레스(LA)를 거쳐 브라질 상파울로까지 운항하기로 돼 있었고 목적지까지 가기 충분한 연료가 실려 있었다.

그러나 22일 오후 9시 39분 인천을 이륙한 지 약 4시간 반경이 지난 뒤 한 일본인 남성승객(81)이 화장실에서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응급환자가 발생하자 대한항공 객실승무원들은 즉시 기내방송으로 승객 중 의사를 찾았고, 브라질 국적의 의사가 나서 기내 응급의료 장비를 이용해 산소를 공급하는 등 응급조치를 취했다. 서울 대한항공 본사 내 항공의료센터 의료진도위성전화를 이용해 기내 의사와 함께 협진에 나섰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항공기를 지상에 착륙시킨 뒤 환자를 병원으로 옮기기로 판단을 내렸고, 김포에 위치한 대한항공 통제센터는 즉시 KE061편 인근의 각국 공항들과 교신을 취해 가장 가까운 삿포로 공항을 택했다.

이때부터 항공기는 착륙 중량을 맞추기 위해 싣고 있던 연료 55톤을 하늘에 뿌리기 시작했다. 일본 삿포로 공항은 활주로에 앰뷸런스를 대기시켰다. 항공의료센터 전문의들은 착륙할 때까지 환자가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기내 의사와 연락을 계속하며 수시로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 일반 병원에서 사용하는 장비와 달리 기내 환경에 적합하도록 특수 제작된 의료기기를 이용하려면 전문의도 항공의료센터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했다.

KE061은 인천공항을 출발한 지 6시간 20여분만인 23일 오전 4시경 삿포로 공항에 도착했으며 항공기가 정지 하자 마자 의료진은 환자를 앰뷸런스로 옮겨 즉시 큰 병원에서 진료를 받도록 조치했다.

자칫 기내에서 목숨을 잃을뻔한 일본인 환자는 하늘과 지상, 한국과 일본에서 펼쳐진 각계 전문가들의 노력 끝에 건강을 되찾았으며, 항공기 회항으로 인해 여행 일정에 차질이 생긴 다른 승객들도 항공사와 공항관계자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대한항공 측은 이번 회항으로 인해 조종사와 승무원들의 근무시간이 규정 시간을 넘어서게 되자 별도의 항공편을 통해 대체 인력을 삿포로로 보냈으며 일정에 차질이 생긴 승객들에게는 공항 인근 호텔의 객실을 제공했다. 해당 항공편은 23일 오후 4시 삿포로를 출발할 예정이다.

이날 회항으로 인해 발생한 금전적 손실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사람의 목숨이 달린 위태로운 상황에서 이익, 손해를 따질 기업은 없을 것”이라며 “일본인 승객이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기를 바라며 불편을 감수해준 다른 손님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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