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ding]남성 예복 트렌드, 정갈한 색상·투버튼 슈트로 멋과 실용성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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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8일 03시 00분



남성 예복에도 ‘실속’ 트렌드가 반영되고 있다. 보타이만 풀면 평소에도 품격을 차려야 할 때 입는 클래식 슈트가 결혼 예복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노영주 삼성패션연구소 연구원은 “웨딩 슈트(예복) 트렌드의 변화는 지속적인 경기 불황으로 결혼식에서만 입는 일회성 슈트가 아닌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슈트를 원하는 소비자의 현명한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최경복 캠브리지 멤버스 디자인실장은 “예복이라고 해서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격식 있는 디자인을 선택하지 말고 평소에도 입을 수 있도록 본인의 체형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그래도 특별한 날인만큼 세련되고 클래식한 패턴 또는 슬림하고 고급스러운 소재를 선택하거나 베스트 등을 함께 코디해 예비 신랑의 센스를 강조해 보자”고 조언했다.

○ 결혼식에, 피로연에, 일상복에… 1석3조

사실 예복이란 개념은 모호하다. 일반적으로 결혼할 때 일가친척들에게 인사드릴 때에나 결혼 후 피로연 자리에서 입는 옷을 지칭한다. 실제 결혼식에서 입을 턱시도는 신부 드레스 부티크에서 빌려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할 때 좋은 옷 한번 해 입는다’라는 생각으로 옷을 맞추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결혼식에 대한 남성들의 생각이 바뀌면서 예복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이 ‘나도 결혼식의 주인공’이라며 신부가 드레스를 빌릴 때 공짜로 빌려주는 턱시도를 거부하고 내 몸에 맞는 예복을 결혼식에서 입기 시작한 것이다. 빌려 입는 공짜 옷들은 몸에 잘 맞지 않아 어색해 보일 때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평생 한 번 입을까 말까한 턱시도를 입기도 부담스러운 법. 그래서 최근의 남성들은 정갈한 네이비의 투 버튼 슈트 혹은 더 격식을 갖춘 스리피스나 더블 브레스티드(상의 단추가 더블)로 된 슈트를 예복으로 사서 결혼식 당일에 피로연에, 이후 일상복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크다. 기본 슈트에 부토니에나 행커치프 같은 액세서리, 보타이를 매면 깔끔한 신랑으로, 평소에는 품격 있는 신사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지은 LG패션 신사캐주얼 부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는 “평생 한 번뿐인 결혼 예식에서 몸에 맞지 않는 턱시도를 빌려 입는 것보다 몸에도 잘 맞는 예복을 사서 입고 이 후에도 일상생활에서도 활용하려는 가치 소비형 남성들이 늘고 있다”며 “깔끔한 좋은 슈트를 한 벌 사서 멋과 실용성을 살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블랙대신 네이비가 뜬다


제일모직과 LG패션,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 등은 올해 남성 예복으로 블랙에서 벗어난 네이비나 그레이 등 새로운 컬러를 제안한다. 제일모직 갤럭시는 싱글 브레스티드 스타일에 기존의 정형화된 블랙이 아닌 신뢰감을 주는 네이비 색상을 적용한 ‘2012년 뉴 웨딩 슈트’를 선보인다.

갤럭시의 이현정 디자인 실장은 “갤럭시의 뉴 웨딩 슈트는 특수 광택 가공 처리를 한 울 소재를 사용해 은은한 광택이 있으면서도 첨단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입체 테일러링(인체공학적 재단)으로 신랑의 몸이 곧고 길게 보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뉴 웨딩 슈트’는 젊은 고객층의 요구를 반영하여 슈트 바지 역시 주름이 없는 ‘노 턱(No-tuck) 팬츠’로 선보인다.

LG패션은 예복 정장으로 클래식하고 격식 있는 느낌을 주는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를 추천한다. 최근 2∼3년간 칼라의 장식이나, 재킷의 주머니 등에 디테일을 활용해 변화를 준 제품이 인기를 끌었으나 클래식이 시즌 트렌드인 올해는 LG패션도 이러한 디테일을 과감히 없애고 심플하고 클래식한 제품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 또 네이비나 다크 그레이 계열 슈트가 인기라는 게 LG패션의 설명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은 젊고 세련된 실루엣의 오렌지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영국 3대 비스포크(맞춤복) 디자이너인 티모시 에베레스트와 협업해 제작된 8드롭(가슴둘레에서 허리둘레를 뺀 치수가 8㎝라는 뜻) 컨템포러리 슈트 라인으로 트렌드와 패션에 민감한 30대의 젊은 남성층이 타깃이다.

한편 결혼식을 앞두고 양복을 맞추는 양가 아버지들은 연륜과 품격을 강조한 네이비 슈트에 레드나 오렌지, 로열블루처럼 선명한 색깔의 타이를 매치하면 세련돼 보인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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