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연체 늪’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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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현재 8조5000억원… 전월보다 1조원 늘어

건설과 조선업의 침체로 기업 대출 연체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은행이 민주통합당 정성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법인기업의 이자를 포함한 연체금액은 8조5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1조 원(13.1%) 늘었다. 이는 국민 하나 우리 외환 신한은행 등 10개 시중은행과 KDB산업 IBK기업은행 등 4개 특수은행의 원화 및 외화 기업대출 연체 현황을 한은이 조사한 결과다.

기업의 월별 연체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말 이후 8조∼10조 원으로 치솟았다가 올 상반기(1∼6월) 5조∼7조 원으로 안정되는 듯했다. 하지만 올 7월 7조5000억 원으로 늘더니 8월 말 연중 최고치인 8조5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건설과 조선 등 일부 기업들의 부채 상환능력이 떨어진 데에 따른 것이다.

특히 대기업의 연체액은 지난해 말 6000억 원에서 올해 5월 8000억 원, 6월 7000억 원, 7월 1조2000억 원, 8월 1조7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또 90일 이상 대출을 갚지 못하는 장기연체도 증가세다. 기업의 장기연체액은 지난해 말 3조 원에서 올 5월 4조7000억 원, 6월 4조1000억 원, 7월 4조7000억 원, 8월 5조 원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대기업의 원화대출 연체율도 올 5월 0.80%에서 8월 2.36%로 3배 가까이로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대기업의 특성상 대출규모가 크기 때문에 소수의 대기업이 어려움을 겪어도 연체액이 급증하는 듯한 착시 효과가 있다”며 “일부 업종에서 빚어진 연체를 대기업 전체의 심각한 연체 문제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건설과 조선업의 부실이 다른 업종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기업 대출의 연체 현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기업대출#연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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