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反日감정 ‘경제 애국주의’… 한국 경제에 기회이자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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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땐 6조 반사이익, 장기화땐 ‘독’ 될수도
■ KOTRA, 3개국 무역변화 분석

《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중국 내 반일(反日) 감정으로 한국 기업들이 6조 원 이상의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KOTRA는 21일 “최근 중국 전역으로 확산 중인 일본 제품 불매운동 등 ‘경제 애국주의’가 결과적으로 한국 제품의 판매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 기업에 돌아올 것으로 기대되는 반사이익은 56억 달러(약 6조 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
KOTRA는 한국 중국 일본 3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무역구조의 변화를 분석한 지난해 3월 일본무역진흥회(JETRO)의 보고서를 토대로 이같이 추산했다. JETRO는 한중 FTA가 한중일 3국 간 FTA보다 1년 앞서 체결될 경우 한국 제품의 대(對)중국 수출은 173억 달러(약 9조3400억 원) 증가할 것이고 이 중 30%(약 53억 달러)는 전자제품, 자동차 등 일본산 제품을 대체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민환 KOTRA 일본 후쿠오카무역관장은 “중국인의 반일 시위 등 최근 외교적 긴장은 한중 FTA 체결보다 3국 간 무역 및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최소 56억 달러어치의 한국 제품이 일본 제품을 대체해 중국에서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센카쿠 열도 국유화 시도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한 달 가까이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고 시위에도 적극 대처하지 않고 있다. 군중의 습격으로 중국 내 일본계 기업은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의 도요타자동차 대리점은 방화로 전소됐고, 인근 파나소닉 전자부품 공장도 방화 피해를 입었다. 혼다자동차와 마쓰다자동차는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칭다오의 일본계 슈퍼마켓 체인점인 ‘자스코 이오지마점’은 임시 휴업을 했는데도 시위대가 난입해 기물을 파손하고 제품을 약탈해갔다. 피해액만 2억 위안(약 358억 원)에 이르고 복구에 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병구 KOTRA 후쿠오카무역관 과장은 “반일 시위가 빠른 속도로 확산돼 일본 기업들이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며 “지금은 기업 이익보다는 주재원 안전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KOTRA는 단기적으로 반사이익을 보더라도 분쟁이 장기화하면 한국 경제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한중일 3국이 무역과 직접투자를 통해 쌓아올린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가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3국 정상의 합의에 따라 5월부터 추진 중인 한중일 FTA 협상도 중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KOTRA는 “중국과 일본은 한국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인 만큼 양국 간 마찰은 한국경제에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며 “시시각각 변하는 정세를 주시하며 피해를 최소화하고 실리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중국#반일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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