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이렇습니다]ECB ‘국채 매입’ 발표에 글로벌 증시 상승한 까닭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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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스페인 국가부도위험 줄고 경기부양 기대

6일(현지 시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스페인,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 국가들의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활짝 웃었습니다. 그렇다면 중앙은행이 국채를 사들이는 게 유럽 재정위기 완화에 어떤 도움을 주는 것일까요?

경제 상황이 안 좋은 나라들이 국채(國債)를 찍어 돈을 빌리면 비싼 이자를 내야 합니다. 대표적인 국가가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이들이 발행한 국채금리(10년 만기물)는 한때 7%대의 고공행진을 했습니다. 참고로 한국의 국채금리는 3%대입니다.

금리가 높은 채권을 계속 발행한다면 압박이 심해져 국가부도를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ECB가 총대를 멘 것입니다. ECB가 국채를 사들이면 그만큼 수요는 늘고 국채 가격은 비싸지면서 금리는 낮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드라기 총재가 국채 매입 계획을 발표하고 하루 뒤인 7일 스페인 국채금리는 5.89%까지 떨어지며 4개월 만에 5%대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또 세계 각국의 투자자들은 국가부도 걱정이 줄어드니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고, 스페인 등은 적은 비용으로 돈을 빌려 경기 부양에 나설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입니다.

한편 유로존 문제를 해결할 열쇠를 쥐고 있는 독일은 여전히 스페인 등의 국채 매입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ECB가 국채를 사들이면 그만큼 시장에 돈이 풀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 재정위기 국가들의 빚만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ECB도 이를 우려해 시중에 풀었던 유동성을 다시 흡수하는 ‘불태화(不胎化·sterilization) 정책’을 쓰기로 했습니다. 매입 대상을 단기국채로 제한하고 풀린 자금은 예금 등을 통해 다시 은행으로 거둬들일 계획이라고 합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CB#국채 매입#글로벌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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