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표류 대우일렉 동부그룹 품 안기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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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동부그룹이 대우일렉트로닉스(대우일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금융권에서는 동부그룹과 재무적투자자(FI)들이 약 3700억 원의 인수가격을 채권단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섯 차례나 매각에 실패한 대우일렉이 이번에는 새 주인을 맞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협의해 동부그룹을 대우일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우리은행과 캠코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가격 및 비가격 평가에서 모두 좋은 점수를 받았다. 21일 마감한 본입찰에는 동부그룹과 삼라마이더스(SM)그룹, 스웨덴 일렉트로룩스가 참여했다. 현재 대우일렉의 최대주주는 캠코로 전체 지분의 57.4%를 보유했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5.37%, 외환은행은 6.79%의 지분을 갖고 있다.

대우일렉은 외환위기로 1999년 대우그룹에서 분리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대우전자가 2002년 이름을 바꾼 회사다. 한때 대우전자는 삼성전자, LG전자와 더불어 국내 ‘가전 빅3’로 통했다.

그동안 대우일렉 매각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2006년 인도의 비디오콘 컨소시엄, 2008년 모건스탠리 사모펀드(PE), 2009년 리플우드 컨소시엄, 2011년 이란 엔텍합그룹과 일렉트로룩스 등 총 다섯 차례 매각협상을 벌였지만 모두 무산됐다. 막판에 인수가격을 둘러싼 이견이 발목을 잡았다.

동부그룹이 대우일렉을 최종적으로 인수한다면 전자분야에서 소재부터 부품, 완제품에 이르는 진용을 갖추게 된다. 동부그룹은 현재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는 동부하이텍을 비롯해 동부전자재료, 동부로봇, 동부LED, 동부라이텍 등을 전자 계열사로 두고 있다. 예컨대 동부하이텍에서 만든 시스템반도체를 대우일렉의 냉장고나 세탁기에 넣을 수 있고 가전공장에 동부로봇의 기자재를 배치할 수 있게 된다. 또 물류와 여객, 금융에 한정된 그룹의 거래영역을 정보기술(IT)과 전자로 넓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대우일렉 인수가 확정되면 바로 연구개발(R&D) 투자를 진행하는 등 재정비에 나설 계획”이라며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과 연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대우일렉#동부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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