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담당 바이어가 ‘고도계’들고 과수원 간 까닭은?

  • 동아일보

폭염탓 일교차 작아 당도 뚝… 고지대선 영향 적어 高품질

최지윤 이마트 과일담당 바이어는 최근 아오리 사과를 구매할 과수원을 찾기 위해 목걸이형 고도계(高度計)를 장만했다. 단단한 과육을 씹을 때 나는 아삭한 식감과 상큼한 단맛으로 인기가 높은 아오리 사과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클수록 품질이 좋다. 하지만 올해는 폭염으로 밤에도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지는 바람에 아오리 사과의 당도와 식감이 모두 떨어졌다.

최 씨가 고도계를 마련한 것은 상대적으로 폭염의 영향을 덜 받은 높은 지대에 위치한 과수원을 찾기 위해서다. 일주일 동안 전국의 과수원을 돌아다닌 끝에 최 씨는 경북 영주의 소백산 기슭에 위치한 과수원과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수원은 해발 600m 정도에 위치해 전국의 사과 과수원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편이다. 기존에 거래하던 곳들보다 100m 이상 높다.

유통업체 과일담당 바이어들은 비가 내리는 날이 잦아 과일의 당도가 떨어졌던 지난해에는 일조량이 많은 지역의 과수원을 찾아다녔다. 그런데 올해는 거꾸로 폭염과 열대야 때문에 서늘한 고지대 과수원을 찾아다니게 된 것이다.

여름철 대표 과일로 역시 당도가 생명인 복숭아 담당 바이어들도 최 씨처럼 해발이 높은 과수원을 찾느라 분주하다. 복숭아의 평균 당도는 10브릭스(1브릭스는 100g의 물에 설탕 1g이 녹아 있는 당도) 정도지만 고지대 과수원에서 재배한 복숭아는 당도가 12∼13브릭스까지 나와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기 때문이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아오리 사과#고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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