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전동칫솔값 백화점선 온라인의 2.3배

  • 동아일보

‘필립스’와 ‘브라운’ 등 외국산 전기면도기와 전동칫솔의 백화점 판매가격이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팔리는 가격의 최대 2.3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기면도기와 전동칫솔의 소비자 가격은 수입단가의 260∼270%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유럽산 등 수입 전기면도기 54종과 전동칫솔 14종의 유통구조와 가격을 조사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지난해 7월 한-유럽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8%였던 관세가 완전 철폐됐는데도 올 초까지 전기면도기와 전동칫솔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적에 따른 후속조치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인터넷 오픈마켓(온라인)과 백화점 및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판매되는 제품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전기면도기 40개 제품 가운데 39개의, 전동칫솔은 14개 중 13개의 온라인 가격이 오프라인보다 저렴했다. 전기면도기 중 가격차가 가장 큰 제품은 필립스(HQ6990)로 인터넷 오픈마켓에서는 4만2320원이었지만 백화점에서는 같은 제품이 8만5600원에 팔렸다. 백화점에서 이 제품을 산 소비자는 오픈마켓에서 사는 것보다 2배의 돈을 낸 셈이다. 전동칫솔 가운데는 오픈마켓에서는 5만950원인 브라운 오랄비(D20.514) 제품이 백화점에서는 2.3배인 11만7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매장 인테리어 비용 등이 들어가는 만큼 오픈마켓보다 제품 판매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지만 이런 점을 감안해도 전기면도기와 전동칫솔은 오프라인 가격이 온라인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독점 수입업체들과 유통업체들이 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의 유통마진을 지나치게 많이 챙기고 있는 점이 원인이라고 소비자원은 분석했다.

현재 국내 전기면도기와 전동칫솔의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750억 원과 310억 원으로 유럽 브랜드인 필립스와 브라운의 시장점유율이 85%에 이르며 필립스는 한국지사인 필립스전자 브라운은 외국계 회사인 한국P&G가 독점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외국산 전기면도기는 평균 6만841원에 수입된 뒤 소비자들에게는 16만1947원(부가세 포함하면 17만8141원)에 팔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업체들과 유통업체가 수입가격의 166%(10만1106원)를 마진으로 챙기는 것이다. 전동칫솔은 평균 3만8068원에 수입돼 소비자들에게는10만3258원(부가세 포함하면 11만3584원)에 팔렸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한-EU FTA에 따른 가격 인하요인, 유통마진 등을 고려하면 수입 전기면도기와 전동칫솔 가격은 너무 높은 수준”이라며 “독점 수입업체의 불공정행위를 감시하고 정부가 병행수입을 활성화하면 이들 제품의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면도기#백화점#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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