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아웃 커피에 속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6일 03시 00분


소비자원-공정위, 9개 브랜드 용량-열량-카페인 함량 조사했더니

회사원 이지선 씨(29·여)는 매일 아침 출근 전에 커피전문점에 들러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을 구입한다. 그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매장은 회사 근처에 두 곳이 있지만 이 씨는 꼭 이 중 한 곳만을 이용한다. 다른 곳보다 커피 용량이 많고 쓴맛이 덜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같은 커피 브랜드라도 가맹점마다 커피 맛이나 양이 제각각”이라며 “여러 브랜드, 여러 매장에 가봤지만 결국 단골집 한 곳만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브랜드의 커피전문점에서 같은 사이즈의 커피를 주문해도 소비자가 받아 드는 커피의 용량은 가맹점마다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브랜드의 커피는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용량이 홈페이지나 매장에 표시된 정량(定量)보다 현저히 적었다.

○ 같은 브랜드도 용량 제각각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스타벅스 커피빈 파스쿠찌 엔제리너스 이디야커피 카페베네 탐앤탐스 투썸플레이스 할리스커피 등 9개 커피브랜드를 상대로 ‘테이크아웃 커피’의 용량과 열량, 카페인 함량 등을 조사해 그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소비자원은 9개 브랜드의 캐러멜 마키아토를 30잔씩 분석해 커피용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할리스커피는 최대·최소 용량의 차이가 131g으로 평균용량 331g(레귤러 사이즈)의 40%나 됐다. 할리스커피에서 캐러멜 마키아토를 마시면 운 좋은 고객은 386g짜리 커피를, 운 나쁜 고객은 255g짜리 커피를 받는 셈이다. 커피용량의 최대·최소 편차는 투썸플레이스(113g), 스타벅스(107g) 등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같은 브랜드의 아메리카노 커피도 매장별로 용량 차이가 컸다. 9개 브랜드의 기본 사이즈 평균용량은 295g이었지만 최대·최소 편차는 평균 60g이나 벌어졌다. 투썸플레이스(83g)와 커피빈(77g)이 편차가 컸고 카페베네는 46g으로 상대적으로 편차가 작았다.

○ 표시용량과 실제용량 편차도 커

일부 브랜드는 실제용량이 표시용량에 미치지 못했다. 스타벅스는 아메리카노 ‘톨(tall) 사이즈’ 용량을 자사 홈페이지에 355g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 측정된 평균용량은 309g에 불과했다. 투썸플레이스 커피빈 카페베네 역시 표시용량보다 21∼43g씩 적은 양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브랜드별로 커피에 넣는 원액의 양은 일정하므로 단지 물을 적게 부은 결과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브랜드라면 매장이 달라도 질과 양이 같은 제품을 제공해야 하는 곳이 프랜차이즈인데 기본적 용량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 캐러멜 마키아토는 밥 한 공기 열량

아메리카노 한 잔에 들어있는 카페인의 함량은 탐앤탐스와 이디야커피가 91mg으로 가장 낮았다. 반면 파스쿠찌는 196mg으로 두 배 이상의 카페인이 들어있었고, 커피빈과 카페베네(이상 168mg)의 카페인 함량도 높은 편이었다. 탐앤탐스 이디야커피 엔제리너스의 아메리카노엔 커피 원액인 ‘에스프레소 샷’이 한 잔만 들어가지만 나머지 6개 브랜드는 두 잔이 포함된다. 정부는 카페인의 일일 섭취기준을 성인은 400mg 이하로 권고하고 있다.

커피 열량은 엔제리너스(스몰)의 캐러멜 마키아토가 한 잔에 280kcal로 밥 한 공기의 열량(약 300kcal)과 맞먹었다. 이어 커피빈(스몰·265kcal) 투썸플레이스(레귤러·254kcal) 등의 순이었고 이디야커피가 203kcal로 가장 낮았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테이크아웃#소비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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