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이 선글라스에 방탄조끼까지 입고 29일 오후 섭씨 47도가 넘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을 찾아가 직원들에게 이렇게 주문했다. 7년에 이르는 공사기간에 수시로 현장을 찾고 건설 상황도 직접 챙기겠다는 뜻이다.
80억 달러(약 9조1200억 원) 규모의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은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곳에 도로와 상·하수관로를 포함해 10만 채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로 한화건설이 5월 이라크 투자위원회와 본계약을 체결했다. 김 회장은 “이번 이라크 사업은 하늘이 우리에게 준 절호의 기회”라며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을 계기로 제2의 ‘중동붐’을 만들어보자”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김 회장의 이번 이라크 방문은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알말리키 총리는 29일 오전 바그다드의 총리 공관에서 김 회장을 만나 “한화는 한국 기업이 아닌 이라크 기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라크를 자주 방문해 전후 복구사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김 회장과 알말리키 총리는 이 자리에서 군사시설 복구 등 이라크 재건사업 전반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이라크는 원유 매장량이 많은 국가지만 전쟁기간에 생산시설이 상당수 파괴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화는 정유정제공장과 석유화학공장, 발전소 건설 등의 능력을 갖춰 이라크의 국가개발 계획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김 회장은 비스마야 신도시를 포함한 이라크의 모든 초중고교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해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이라크 측에 제안했다. 한화 측은 “아이들 교육은 국가의 장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분야”라며 “사막이 많은 이라크는 한화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태양광 발전에 유리해 서로 ‘윈윈’ 관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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