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체크]이해찬 대표 “10대 재벌 직원 수 3년새 6.9% 증가 그쳐”… 10대 그룹 고용증가율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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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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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취업자 증가율의 7.3배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9일 기자회견에서 “10대 재벌의 직원 수는 2008년 24만6000여 명에서 2011년 26만7000여 명으로 6.9% 증가에 그쳤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의 자산과 매출은 크게 증가한 반면 고용확대 등 사회적 책임에는 소홀했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재계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 대표가 인용한 통계에 오류가 있는 데다 대기업들의 고용 증가율이 같은 기간 취업자 증가율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이날 이 대표가 언급한 10대 그룹 직원 수는 지난해 한 언론사가 자체 분석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 당시 이 언론사는 “10개 대기업의 전체 종업원 수는 지난해 말 현재 26만3404명으로 3년 전의 24만6312명에서 6.9%(1만7092명)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의 보도시점이 지난해 4월인 것을 감안하면 이 통계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10대 대기업 직원 수 증가현황으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6.9% 늘었다’는 이 대표의 언급은 잘못된 것이다. 특히 당시 이 보도는 각 그룹의 대표 계열사 직원 수를 분석한 것으로 10대 그룹 모든 상장 계열사(금융사 제외)의 전체 직원 수와는 큰 차이가 있다.

실제로 10대 그룹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그룹들의 전체 직원 수는 2008년 44만9088명에서 지난해 54만1041명으로 20.5%(9만1953명) 늘어났다. 이는 이 기간 전체 취업자수 증가율 2.8%의 7.3배에 이른다.

경제학자들은 “이명박 정권 5년간 우리 경제는 불과 3.1% 성장했다. 참여정부의 4.3%에 비교하면 정말 초라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는 이 대표의 언급에 대해서도 비교의 공정성 측면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당시 세계 경제성장률은 평균 4.7%였는 데 반해 올해 전망치를 포함한 현 정부 재임기간의 세계 경제성장률은 3.0%로 대외 여건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무현 정부 때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세계 경제성장률을 밑돌았지만 현 정부 때는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며 “현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의 성장률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말 그대로 난센스”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이해찬#고용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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