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이렇습니다]거래소 수수료 인하했는데도 부담은 별로 안줄어… 왜?

  • 동아일보

수수료 규모 작아 20% 내려도 1억 거래때 수백원 수준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주식·선물 거래 수수료를 5월부터 20% 인하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주식·선물을 사고팔 때 수수료 부담이 줄었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원인은 투자자가 내는 총비용 중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의 거래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2.7%, 1.1%로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삼성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인 ‘팝’을 이용해 1억 원을 거래한다고 가정합시다. 주식을 살 때 투자자는 9만7364원을 수수료로 내야 합니다. 이 중 한국거래소에 내는 거래수수료는 2276원, 예탁결제원에 내는 거래수수료는 1066원입니다. 팔 때에는 39만7364원을 내는데, 한국거래소·예탁결제원 수수료는 매수할 때와 같은 2276원, 1066원입니다.

그전에는 한국거래소에 2845원을, 예탁결제원에 1333원을 냈지만 각각 569원, 267원 줄어든 겁니다. 1억 원이 아니라 1000만 원을 거래한다고 하면 감소한 금액은 56.9원, 26.7원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에 내는 수수료의 절대 규모가 작으니 수수료를 20%나 낮춰도 체감 수준이 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주식이나 선물을 사고 팔 때 내는 돈은 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증권사에 내는 매매수수료와 증권거래세·농어촌특별세로 95% 이상이 빠집니다. 삼성증권의 경우 증권사 매매수수료가 총비용 중 95.3%인 9만2757원입니다. 증권거래세·농어촌특별세는 매수 시엔 붙지 않고 매도 시에만 붙는데, 1억 원을 거래할 때 이런 세금만 30만 원이 나갑니다. 결국 증권·선물 거래 시 비용이 줄어들길 원한다면 거래 수수료를 적게 받는 증권사를 찾아가는 것이 한국거래소·예탁결제원 수수료 인하 소식을 기다리는 것보다 낫습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한국거래소#예탁결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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