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본점 내 여성캐주얼 매장에 자리 잡은 구두 브랜드 ‘네오리즘’ 매장. 에스 컬레이터 옆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머천다이징을 선보이면서 매출 효율을 극대화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 본점 여성캐주얼 매장의 에스컬레이터 옆 자투리 공간(10m²·약 3평)에 위치한 신발 브랜드 ‘네오리즘’ 매장은 한 달 평균 매출이 5000만 원에 이른다. 현대백화점 중동점이 지난해 영패션 전문관, 유플렉스 1층에 문을 연 스마트폰 액세서리 전문매장 ‘폰케이스’는 6.6m²(약 2평)의 작은 공간에서 매달 4000만∼5000만 원대의 매출을 거뜬히 올리고 있다.
매장 사이에 전혀 다른 성격의 상품을 배열 판매하는 ‘스파이스(spice) 매장’이 단위 면적당 최고 매출을 거두며 불황에 허덕이는 백화점 업계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고객의 ‘입맛’을 끌어내는 양념 같은 역할을 한다는 뜻의 ‘스파이스 매장’은 주로 고객 동선이 겹치는 3∼10m² 남짓 자투리 공간에 자리 잡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8일 집계한 스파이스 매장의 매출은 월평균 6000만∼7000만 원 수준으로 단위 면적당(3.3m²·1평) 매출 기준으로 백화점 전체에서 최고의 효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 백화점 전체 매장의 3.3m²당 연간 매출 평균이 5000만 원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전체 평균 대비 12배 이상인 셈이다. 지난해 이 백화점의 주스, 조각과일 매장은 3.3m²당 연간 매출이 6억∼7억 원대에 달하기도 했다. 스파이스 매장 중에선 식품 매장의 매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지만 최근에는 패션이나 정보기술(IT) 액세서리 용품 매출도 늘고 있다.
‘스파이스 매장’은 특히 동일한 취향을 가진 고객군을 타깃으로 하면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2009년 가전 매장에서 영캐주얼 매장으로 옮긴 애플샵은 매년 매출이 55∼190%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 평촌점이 올 3월 도입한 보정속옷 브랜드 ‘스팽스’는 패션에 관심이 많고 구매력도 높은 VIP 휴게 공간, ‘MVG라운지’ 입구 쪽 공간을 활용해 매장을 꾸민 결과 월 매출이 2000만 원에 이르게 됐다. 주변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3.3m²당 평균 매출 대비 350%에 이르는 수치다.
현대백화점 중동점의 ‘폰케이스’ 매장 역시 20, 30대가 선호하는 국내 제조·유통일괄형(SPA) 패션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배치함으로써 고객군이 자연스레 일치하게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0대 여성들이 즐겨 찾는 영캐주얼 패션 매장에는 색조 제품으로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 ‘스틸라’를 입점시키고, 중장년층 여성을 위한 부분가발 전문 매장 ‘씨크릿 우먼’은 패션 잡화 매장이 아닌 여성 정장 매장에 문을 여는 ‘스파이스 머천다이징’을 전략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들은 “스파이스 매장들은 단위 면적당 매출이 높고 고객들에게 신선함을 주면서 ‘작지만 매운 고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