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고졸 채용 1년]“고졸 PB전문가 - 외환딜러 시대 머지않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6일 03시 00분


작년 주로 창구직원 뽑았지만 점차 은행내 직군벽 허물어져
정부 주도 한계는 벗어나야

고졸 채용 바람은 지난해부터 금융권을 시작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고졸 사원들은 어리고 앳되지만 일부 직종과 업무에서 대졸 사원과 큰 차이 없는 업무 성과를 보여줘 높은 평가도 받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1월 최초로 고졸 2명을 시범 채용한 뒤 반기별로 뽑아 현재 모두 177명의 고졸행원을 고용했다. 지난해는 고졸 여사원 중심으로 텔러만 뽑았지만 올해부터는 정보통신과 시설관리 분야로 채용 영역을 넓혔고, 남자 고졸자도 36명이나 뽑았다. 이들은 계약직으로 입행했지만 2년차를 넘기면 대부분 무기(無期) 계약직이 되고, 업무 능력이 뛰어난 직원은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지난해 90명, 올해 120명의 고졸 행원을 뽑은 산업은행은 텔러 등으로 지난해 48명, 올해 6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나머지 인원은 고객이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직원이 직접 방문해 업무를 처리하는 'KDB다이렉트' 서비스를 맡고 있으며 이들은 1년 인턴기간 후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85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 200명의 고졸 텔러를 뽑았다. 채용 규모는 가장 크다. 특히 우리은행은 텔러나 콜센터 상담원, 일반 정규직의 직종 간 칸막이를 허무는 방안을 추진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승진체계나 복리후생은 같지만 급여나 수당 등에서 차이가 있고 업무 범위도 제한적이다”라며 “직군 사이 벽을 허물면 고졸 텔러들도 프라이빗뱅킹(PB)이나 외환 전문가 같은 전문 행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권의 고졸 사원 채용이 보다 활발해지기 위한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무엇보다 창구 업무는 고졸과 대졸 행원이 하는 일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도 연봉 차이가 많다. 고졸 행원은 4년이 지나야만 정규직 대졸 사원 초임과 비슷한 연봉을 받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아직까지는 국책은행과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은행을 중심으로 고졸 행원을 채용한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고졸 채용#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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