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회장 “KT, 中企 진출 어려운 하이테크 사업에 집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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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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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주제 리더스포럼 정책강연

이석채 KT 회장은 27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리더스포럼 강연에서 “대기업의 무분별한 영역 침범이 중소기업의 경영 악화를 불러왔다”며 “KT는 중소기업이 할 수 없는 하이테크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KT 제공
이석채 KT 회장은 27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리더스포럼 강연에서 “대기업의 무분별한 영역 침범이 중소기업의 경영 악화를 불러왔다”며 “KT는 중소기업이 할 수 없는 하이테크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KT 제공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어려워도 중소기업들이 진출하기 힘든 하이테크 사업에 집중하겠다.”

이석채 KT 회장은 27일 오후 중소기업중앙회가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리더스포럼의 정책강연에서 “대기업의 무분별한 영역 확장이 결국 중소기업 경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손쉽게 돈을 벌려고 아웃소싱을 통해 싼 임금을 주면서 중소기업의 영역으로 진출하는 것을 자제하고 고도의 기술 위주의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동반성장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이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현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소기업을 ‘갑을(甲乙)문화’로 보는 잘못된 대기업 임원들의 사고를 꼬집었다. 이 회장은 “중소기업이 좋은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면 대기업도 살아남을 수 없는데 마치 대기업이 도움을 주는 것처럼 중소기업 직원들을 부리고 관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기업으로서는 당연한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 중소기업의 시장을 축소시키는 이른바 ‘외부효과(external effect·어떤 경제활동이 다른 사람에게 의도하지 않은 혜택이나 손해를 발생시키는 것)’로 나타난다는 점도 설명했다. 가령 기술 개발로 많이 사용하던 무선중계기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이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은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KT 역시 2008년까지는 매출 관리에 급급해 중소 협력사를 이른바 ‘관리’해 왔다고 고백했다. 협력업체들이 KT가 아이디어를 가로챘다고 의심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고, KT는 상용화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무조건 새로운 제품의 개발을 요구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KT는 2009년 최저입찰제 폐지를 계기로 동반성장을 꾀하기 시작했다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광고를 많이 집행하는 KT도 직접 광고 대행사를 만들자는 건의가 많았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현재도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광고회사와 지속적으로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2010년에는 중소기업의 기술과 자원을 빼앗지 않고 중소기업과 경쟁하지 않겠다는 ‘3불(不) 정책’을 발표했다. 또 2011년에는 소프트웨어산업 지원을 위해 중소업체와 글로벌 시장에 함께 진출하겠다는 ‘3행(行)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대기업은 어떻게 하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자기 서식지를 보존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항상 고민해야 한다”며 “대기업이 자기 간판을 내세우려 하지 말고 하이테크 포지션을 취하든지, 대기업이 도움을 줘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동반성장”이라고 말했다.

제주=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아석채#KT#중소기업#리더스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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