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이 주식]대우조선해양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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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
주가 30% 급락에도 실적은 양호… 유럽위기 진정 땐 급반등 예상

조선업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대표적 업종으로 꼽힌다. 경기가 좋아야 물동량이 늘고, 이는 선박 발주로 이어져 조선업체의 실적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계 ‘빅3’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4월 이후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줄곧 약세를 보였다. 경기 침체 우려까지 부각되면서 3월 초 장중 3만66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30% 가까이 곤두박질치며 2만5000∼2만800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1분기 실적은 어려운 대외여건을 고려할 때 양호한 편이다. 1분기 매출액은 3조646억 원으로 당초 기대치였던 3조3000억 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1분기 영업이익은 1812억 원으로 예상치인 1720억 원을 웃돌았다. 영업이익률도 예상치인 5.2%를 넘는 5.9%로 나타났다. 이익이 증가한 것은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설비 비중이 늘었고 일부 원자재 값이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반면 매출액이 기대치를 밑돈 것은 중국 산둥의 대우조선 산둥유한공사와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 등 자회사들의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 자회사가 회사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실적 개선 여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대우조선 주가 반등의 변수로 수주 실적과 글로벌 경기를 꼽았다. 6, 7월에 적어도 20억 달러(약 2조3400억 원) 이상 수주를 하고 유럽 위기가 진정되면 주가가 급반등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해외 악재에도 양호한 수주실적을 보이고 있어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 조짐을 보이면 큰 폭으로 반등할 수 있다”며 대우조선의 12개월 목표주가를 4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달 초 글로벌 선박 발주 움직임을 파악하려고 해당 분야 영향력 1위로 꼽히는 그리스를 다녀왔다. 김 연구원은 “금융위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에서는 정상적인 발주 활동이 이뤄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대우조선은 5월 말까지 50억 달러(약 5조8500억 원) 규모를 수주해 올해 연간 목표액의 45% 남짓을 채웠다. 5일에는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로나스로부터 액화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저장하는 ‘LNG FPSO’를 9100억 원에 수주했다. 삼성증권은 대우조선이 7월 초까지 20억∼40억 달러 규모의 수주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3만6000원으로 제시했다.

상선(商船) 분야는 글로벌 경기 탓에 침체돼 있지만 해양설비 분야가 호황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국제 유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강세를 보이면서 원유 시추설비 분야는 발주가 활발하다. 대우조선해양은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반잠수식 시추설비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분야에서도 수주를 앞두고 있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수주 실적이 양호할 것 같다”며 “기대감이 높을 때 사고 기대가 실현되면 팔라는 증시 격언을 생각한다면 매수시기를 앞당겨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다만 그는 유럽 위기가 악화된다면 대우조선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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