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기반 中企’에 일자리 해법 있다]<中>제철 연관 산업의 진화, 광양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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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친구들, 年 22% 고용 쑥쑥

전남 광양시 옥곡면 MEC의 페로티타늄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고철을 녹이고 있다. 이렇게 추출한 티타늄은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는 데 부원료로 쓰인다. 광양=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전남 광양시 옥곡면 MEC의 페로티타늄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고철을 녹이고 있다. 이렇게 추출한 티타늄은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는 데 부원료로 쓰인다. 광양=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2009년 말 기준으로 인구 14만여 명인 전남 광양시의 일자리는 2004년 말 이후 이때까지 1만5600여 개가 늘었다. 광양은 포스코 광양제철소라는 거대 사업장이 있는 기업도시지만 막상 제철소 직원은 6200명 수준이다. 반면 지식기반산업 일자리는 2009년 말 현재 7900여 개. 특히 그 증가세가 가파르다.

분석 기간에 광양시의 지식기반산업 일자리는 매년 평균 8.5%씩 늘었으며, 지식기반제조업으로 범위를 좁히면 연평균 일자리 증가율이 21.8%에 이른다. 광양제철소와 가깝다는 이점을 잘 활용한 지식기반제조업 중소기업 현장을 찾았다.

○ 강관 제조업체에서 토목설계회사로

8일 전남 광양시 광양읍 인동리 픽슨. 5층 설계실에서는 인도인 엔지니어 옆에 앉은 김길중 기사(29)가 컴퓨터로 구조해석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었다. 김 기사는 “광주 인근에 설치할 터널이 받을 하중을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1994년 직원 7명으로 출발한 픽슨은 원래 배수관으로 많이 쓰이는 파형강관(물결무늬처럼 골이 파인 강관) 제조업체였다. 아연도금 강판을 싼값에 구하기 위해 광양시에 터를 잡았다. 강관, 강판 모두 올록볼록한 물결무늬 주름을 주면 외부 압력에 견디는 힘이 강해진다.

이 회사는 2007년 파형강판으로 사업 분야를 넓혔다. 파형강판으로 폭이 10∼20m에 이르는 거대한 관을 만들면 교량이나 터널의 아치형 구조물을 콘크리트로 지을 필요 없이 조립식으로 설치할 수 있다. 공사비는 30%, 시공기간은 절반이 줄어든다.

파형강판 공장을 지은 뒤 직원이 확 늘었다. 생산인원뿐 아니라 구조물을 설계할 토목 엔지니어, 신기술을 고객사에 설명할 기술영업 담당도 필요했다. 지금은 국내 직원만 80여 명, 이 가운데 설계인력이 25명이다.

올해 매출액 목표는 400억 원. 포스코 출신인 이 회사 정성만 회장은 “대형 공사가 많은 개발도상국 수출에 주력할 것”이라며 “강판 제품뿐 아니라 구조물 설계도 함께 수출한다”고 말했다.
○ “질 좋은 일자리는 기업에서 나온다”

김상호 MEC 대표도 포스코 출신이다. 이 밖에도 두 회사는 광양시에 사업장이 있다는 점, 광양제철소의 고객사 또는 협력업체로 창업했다는 점, 신사업을 위한 공장을 2007년에 지었고 그 이후 직원이 크게 늘어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MEC는 직원 2명인 표면처리 전문회사로 2001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세계적으로 자동차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리라 보고 자동차용 강판과 관련된 일을 하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광양제철소의 도금설비 관련 엔지니어링을 하던 MEC는 2007년 강판 부원료인 페로티타늄 제조공장을 세우면서 고용을 늘렸다. 현재 직원은 47명, 지난해 매출액은 약 400억 원이다.

광양시도 적극적이었다. 창업에 관심 있는 중소기업에 제때 용지를 공급하기 위해 신금공단 등 산업단지를 개발하고 기업 민원 해결에 팔을 걷어붙였다. 시 조직으로 산단개발추진단을 만들었으며, 추진단 기업투자지원과에는 투자유치팀, 기업지원팀, 일자리팀 외에 노사관계를 전담하는 산업평화팀까지 뒀다.

광양=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포스코#제조업체#토목설계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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