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기반 中企’에 일자리 해법 있다]<上>창업-고용 껑충 뛴 ‘가젤지역’ 22곳 분석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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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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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기반 中企’에 일자리 해법 있다

전남 광양시에 있는 픽슨은 1994년 직원 7명으로 출발한 강관업체였다. 2007년 이 회사는 대형 관으로 터널과 교량 구조물의 아치를 만드는 공법을 개발했다. 이후 회사는 강관 제조업체에서 토목 기술을 제공하는 엔지니어링 업체로 변신했고, 신규 인력도 줄줄이 뽑아 현재 국내 직원만 86명이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코리아로지스는 직원 2명의 화물차 운송 주선업체에서 시작했다. 하루 평균 500통의 전화를 받으며 화주와 트럭 기사를 연결해주던 김영남 대표는 업무가 폭주하자 ‘정보기술(IT)을 이용해 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직원 40여 명 중 IT 개발 담당자만 11명이다.

사업 영역은 다르지만 픽슨과 코리아로지스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소수 직원으로 출발해 제품과 서비스에 ‘지식’이라는 부가가치를 더하면서 급성장했다. 새로 채용한 직원은 대부분 청년층이다. 광양시와 금천구에는 이런 특성을 지닌 중소기업이 몇 년 새 부쩍 늘었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가젤지역의 창업·고용 특성 및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픽슨이나 코리아로지스 같은 ‘지식기반 중소기업’을 늘리는 방안이 일자리 창출의 지름길이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대형 제조업체 유치에 매달릴 게 아니라 ‘작지만 성장이 빠른’ 중소기업을 키우는 방향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성장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2004년 말부터 5년 동안 창업과 고용 창출이 활발한 22개 시군구를 ‘가젤지역’으로 정의했다. 분석 기간에 이 지역들의 사업체 수는 연평균 2% 이상, 일자리 수는 5% 이상 늘었다. 가젤지역에 있는 기업체의 직원 수는 평균 201.2명으로 전국 273.2명보다 오히려 적었다. 또 이들 지역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는 자동차 조선 등 중후장대(重厚長大) 업종이 아니라 첨단산업이면서 규모가 작은 지식기반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몰려 있었다. ‘지식’을 성장동력으로 삼은 중소기업이 많은 곳에서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는 얘기다.

김정홍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산업정책은 지금까지 주로 제조업 위주였으나 앞으로는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지식기반 서비스업 육성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가젤지역 ::

경제학자인 졸탄 엑스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가 도약력이 뛰어난 아프리카의 가젤에 빗대 ‘고성장 중소기업이 많은 지역’이라는 뜻으로 처음 사용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5년간 창업과 고용 창출이 활발했던 상위 10% 시군구’로 정의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중소기업#일자리#가젤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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