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글로벌 금융위기… 경기침체… 안전자산 금·원유 고개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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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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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두달새 10% 이상 급락… 경기에 민감한 원유투자는 연말에


안전자산의 상징으로 꼽히는 금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금값이 하락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올 들어 금값이 급등락을 반복하자 위험자산이라는 인식까지 퍼지고 있다. 대표적 원자재인 원유도 투자처로서 매력을 잃고 있다.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국제 유가가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불안하다고 해서 금이나 원유 관련 상품에 무턱대고 투자했다간 낭패를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금, 지금은 안전자산 아니다.

원유는 글로벌 증시와 함께 움직이고 금은 그 반대로 움직이는 특성을 갖고 있다. 증시와 맞물린 글로벌 경기에 따라 원유 수요가 변화하고 금은 주식시장이 불안할 때 안전자산으로서 매력적인 투자처였다.

이 같은 전통적인 인식이 최근 깨지고 있다. 지금은 금도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국제 금값은 올 들어 3월 9일 온스당 1710.90달러로 최고가를 나타낸 뒤 5월 16일 최저가인 온스당 1536.20달러를 나타냈다. 두 달 새 10% 이상 급락하며 금 펀드 수익률을 마이너스로 만들었다.

금값의 약세 못지않게 급등락도 투자 위험을 키웠다. 최근 1년 새 최고가는 지난해 9월 5일 온스당 1899.00달러. 해당 기간 동안 최저가인 2011년 7월 1일 1482.30달러와 비교하면 20% 이상 금값이 널뛰기를 한 셈이다.

금값을 둘러싼 변수가 많은 것도 투자처로서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금 수요도 줄 것이란 지적이 있는 반면 경기 부양을 위해 미국이 돈을 풀면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금값이 상승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증시가 폭락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을 찾는 자금들이 달러와 채권에 몰리고 있다. 금은 상대적으로 외면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금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큰 폭의 손실을 내는 금 관련 펀드도 속출하고 있다. 펀드평가업체인 제로인에 따르면 5월 말 기준으로 블랙록자산운용의 ‘월드골드자(주식)(H)(A)’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8.89%를 나타냈다.

IBK자산운용의 ‘골드마이닝자A[주식]’의 수익률도 ―18.64%에 그쳤다. 그나마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골드리치특별자산[금-파생]클래스A’는 ―7.44%로 비교적 성적이 좋았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변동률(―0.63%)보다 저조했다.

전문가들은 금값의 장기 상승을 기대한다면 금 관련 펀드보다 금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금 ETF는 거래비용이 일반 금 관련 펀드의 25% 남짓에 불과한 데다 일반 주식과 같이 증시에서 바로 매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인 ‘KODEX골드선물’도 좋은 금 투자 수단으로 꼽힌다. 금값이 하반기 상승세로 돌아설 것을 기대한다면 지금처럼 가격 조정기에 투자해도 좋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다만 투자 규모는 크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원유 관련 투자, 연말까지 미뤄야”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가 한 번 침체 조짐을 보이면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그 영향이 지속된다”며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원유에 투자할 시점은 연말이나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를 기준으로 3월 19일 올 들어 최고인 배럴당 108.09달러를 나타낸 뒤 이달 1일 배럴당 83.23달러로 23%나 폭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원유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유가 급락세 탓에 원유 펀드의 성적도 초라하다.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원유 펀드 수익률은 ―18.41%를 나타냈다. 연초 대비 수익률도 ―12.74%에 그쳤다. 주식형 펀드, 코스피, 금 펀드 등 다른 상품에 비해 매우 저조한 수익률이다.

원유 값이 급락하면서 유전 펀드도 영향을 받을지 우려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유전 펀드는 특정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 판매대금의 일부를 받을 권리에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원유 펀드를 선보인 자산운용사들은 “원유 값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도록 위험 회피 수단을 많이 적용했기 때문에 수익률에 큰 변동은 없다”고 설명했다. WTI 기준으로 원유 값이 배럴당 10달러 떨어지면 원유펀드 수익률은 1%포인트 이내로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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