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서 2년만에 휴지 꺼내들자…“어렵긴 어렵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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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있는 많은 물건 중에 매일매일 쓰고 사라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치약 샴푸 그리고 화장지인데요. 오늘 화장지를 초대박 찬스로 준비했습니다.” 지난달 23일 홈쇼핑 GS샵 방송에서 2년 만에 화장지가 등장했다. 화장지는 다른 상품을 구매했을 때 사은품으로 주는 ‘공짜상품의 대명사’로 홈쇼핑에 버젓한 메인 상품으로 등장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예외가 있다면 경제위기 등으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됐을 때다. GS샵에서 화장지가 등장했던 직전 시기도 2010년 5월 그리스 재정위기가 한창 고조됐을 무렵이다. 》
지난달 23일 GS샵 홈쇼핑에서 ‘깨끗한 나라’ 화장지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GS샵 제공
지난달 23일 GS샵 홈쇼핑에서 ‘깨끗한 나라’ 화장지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GS샵 제공
○ “금액에 관계없이 한 명이라도 더”

GS샵은 지난달 방송에서 1시간 동안 ‘깨끗한 나라’ 화장지 4000세트를 팔았다. 세트당 가격이 3만9800원인 이 상품은 두루마리휴지 ‘순수3겹’ 24롤들이 2팩, 미용티슈 6박스, 키친타월 4롤, 물티슈 2팩으로 구성됐다. 대형마트보다 약 30% 싸다.

화장지 판매에 나선 것은 GS샵뿐만이 아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방송에서 ‘깨끗한 나라’ 세트를 5만 원에 내놔 1200세트를 팔았다. CJ오쇼핑도 작년 11월 이후 5개월 만에 화장지 세트를 선보였다.

CJ오쇼핑의 화장지 판매가격은 해당 방송시간대(오후 5시)의 1인당 결제금액(12만∼13만 원)의 30% 수준이었다. 주문 건수는 평균보다 50∼100% 많았지만 전체적인 매출을 고려하면 화장지의 채산성이 다른 상품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그런데도 홈쇼핑업체들이 화장지를 메인 상품으로 등장시키는 이유는 뭘까. 한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매출로만 따지면 화장지 매출은 해당 시간대 평균의 50∼60% 수준이지만 다수의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실속형 상품을 판다’는 메시지를 줘 일종의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면서 “지금처럼 소비심리가 위축됐을 때는 금액을 떠나 고객의 관심을 끄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마트보다 40%가량 싸게 팔다 보니 휴지를 팔아서 남는 이익은 ‘제로(0)’ 수준이지만 서비스 차원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홈쇼핑과 온라인몰 모두 저가 특수?

화장지와 더불어 대표적인 저가 생활용품인 세제를 등장시킨 홈쇼핑 방송도 늘고 있다. CJ오쇼핑은 2일 1시간 동안 세제 ‘퍼실’(7만9200원)을 1만6300세트 팔았다. 올 들어서만 다섯 번째 방송이다. GS샵 관계자는 “작년 8, 9월 세제 ‘리큐’ 방송에선 1시간에 1000세트를 팔았지만 5일엔 5000세트를 판매했다”고 말했다. NS홈쇼핑은 치약과 비누도 판다.

가격이 싼 데다 배송까지 해준다는 강점이 있는 온라인몰은 화장품 등 저가 생필품 특수를 누리고 있다. 옥션에서 1∼5월 생필품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11번가에서는 36% 늘었다.

11번가 측은 “요즘은 생필품 중에서도 대용량 샴푸나 섬유유연제, 조금만 써도 되는 고농축 세제 등 돈을 절약할 수 있는 상품이나 빨아 쓰는 키친타월처럼 재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 잘 팔린다”고 말했다.

[채널A 영상]홈쇼핑 방송 중 꽈당! 과연 팔렸을까?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홈쇼핑#화장지#저가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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